▶ 미국 여행 집단 ‘보이콧’
▶ 일자리 1만4,000개 위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합병 위협 등에 직면해 캐나다 내 반미 감정이 커진 가운데 캐나다인들의 미국 휴가 여행이 감소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캐나다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캐나다 거주자의 항공편을 이용한 미국행 여행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거주자가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귀국하는 여행은 같은 기간 23%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항공사들은 오는 4∼6월 미국행 항공편의 좌석 수를 지난 1월 31일보다 평균 6.1% 줄였다.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은 “캐나다인들이 미국 대신 멕시코나 카리브해 같은 다른 여행지를 예약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의 다른 항공사인 플레어 항공도 다음 달 밴쿠버·에드먼턴·캘거리에서 애리조나 피닉스를 오가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며 토론토와 테네시주 내슈빌을 오가는 계절 항공편도 운항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인의 미국행 여행 감소는 이들에 의존하는 미국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은 내다봤다. 캐나다는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은 2,200만명이었다. 미국여행협회는 캐나다인 여행객이 10%만 감소해도 21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고 일자리 1만4,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을 기피하는 것은 캐나다인들뿐만이 아니다. WSJ에 따르면 동 기간 덴마크와 독일에서의 미국 여행 예약 건수도 각각 27%, 15%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전부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미국에 30일 이상 체류하는 14세 이상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문 등록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기존에 비자 없이 최장 6개월간 미국 체류가 가능했던 캐나다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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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