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들이여! 세월이 얼마나 빨리 흘러 가는지, 벌써 2025년 하고도 3월 중순이다. 우리 기도팀들이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함께 모여서 북한을 위해서, 이곳에 구출해온 탈북 형제 자매들을 위해서 눈물의 기도를 시작한 것이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그동안 각 교회 권사님, 집사님, 자매들이 넓은 거실을 제공해 주신 윤 권사님 댁에 모여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예배 드리고 기도를 시작하면 한두 시간이 금세 지난다. 연세가 제일 많은 신 권사님의 예배인도로 찬송을 제일 많이 부르곤 한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기도도 믿음과 소망과 사랑도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도 모두 중요하지만 우리 주님 앞에 가서는 오직 찬양만으로 주님께 경배를 드린다. 천사들과 먼저 가신 성도님들과 함께 찬양으로 24시간을 오롯이 주님께 올려드리는 것이다.
수많은 형제 자매들이 이 세상을 떠나 주님 앞에 가는 것을 본다. 그럴 때마다 그들이 많이 아플 때에도 임종시에도 은혜로운 찬송을 부르면 어느 분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어느 분들은 입 속으로 가만히 찬송을 부르다가 운명을 하시기도 한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병원에도, 장례식장에도 수십 년 어른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나 자신도 그분들 때문에 많은 은혜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았다.
기도 모임에서 오랜 세월을 수고하시고 열심을 내셨던 권사님, 집사님들이 어느 날 힘없이 쓰러져 세상을 뜨시는 것을 보면서 나이가 들수록 모든 세상의 무거운 짐들은 다 내려놓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만이 날이 갈수록 연약해지는 우리의 육신을 지탱해 주는 유일한 주님의 손길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육신이 너무 고통스러워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던 찬송을 누운 자리에서 몇 장씩 부르면 언제 잠이 들었는지 아침에 일어나서 찬송으로 잠들게 하신 주님께 감사가 저절로 나온다.
일하고 집에 돌아와 음식을 만들 때도, 자녀들과 마주 앉아 있을 때도, 은혜로운 찬송을 한 장씩 부르고 나면 하루 종일 답답하고 피곤했던 가슴이 시원해진다.
작년 연말에는 연세가 많은 권사님이 각자가 좋아하는 찬송을 수첩에 메모해 가지고 모이자고 했더니 기도 모임에 모이는 사람이 30명도 채 안되는데 찬송은 350장이나 가지고 왔다. 그 중에서 한 장을 뽑아서 권사님이 작은 상을 주시겠다고 해서 보았더니 찬송가 석 장이 뽑혔다.
“성도여 다 함께 할렐루야 아멘 주 찬양하여라 할렐루야 아멘 주 보좌 앞에서 택하신 은혜를 다 찬송하여라 할렐루야 아멘 /주 찬양하여라 할렐루야 아멘 찬양은 끝없다 할렐루야 아멘 거룩한 집에서 주 은총 기리며 늘 찬송 부르자 할렐루야 아멘”(찬송 2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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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두리하나USA뉴욕대표·탈북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