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에 어느 과목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1919년3월1일 민족대표 33인이 탑골공원에서 낭독했다는 [31독립선언서]서문이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된다.
이 선언문의 의미는 조선의 독립국임의 당위성을 밝히고 독립국으로서의 조선, 자주민으로서의 조선인을 선언한 글이라고 배웠다.
올 해는 기미독립선언기념일 106주년이 되는 해이며, 조국 대한민국의 방방곡곡, 그리고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730만명의 거주국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3.1운동은 민족적 연대의 힘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천도교, 불교가 함께 했고, 계층적으로는 지식인과 노동자, 농민, 여성과 청년들이 모두 참여했다. 특히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여성들의 활약은 조선 사회의 변화와 역사의식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
“나라 없는 설움”을 가슴에 안고, 목숨을 바쳐 만세를 외친 이들의 희생은 오늘날까지도 깊은 감동을 준다. 이런 모습은 위기의 순간마다 분열이 아닌 연대를 택했던 한민족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1운동의 정신은 우리에게 말한다. “억압이 있어도, 고난이 있어도, 역사의 주인은 바로 너희다.” 1919년 그날, 전국을 울렸던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은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 우리에게 3.1운동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자 내일을 열어가는 이정표요 시대정신이다.
오늘날 우리는 다시금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일본의 침략과 억압 속에서도 역사를 잊지 않고, 끝까지 스스로의 존재를 지키려 했던 조상들의 의지를 우리는 과연 얼마나 이어가고 있는가? 경제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과연 민족의 정신적 자립과 정체성에 대해서도 당당한가? 역사의식을 가진 민족만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또한 31독립운동과 당사자인 일본과의 관계는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끊임없이 다루어져야 한다. 일본은 이미 북간도에 농업이민을 보내고 거류민을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밤에는 자경단을 조직하였다. 이 당시에 일본 군부는 총력전 체제로 돌입하면서 식민지 조선에도 전시체제의 병참기지의 역할로 수탈과 강제노역으로 조선의 인적 물적 자원의 고갈되어 생활은 피폐해 갔다.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투하된 원폭으로 일본제국주의는 막을 내리게 된다. 그로 인해 한민족은 40여년간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미완의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는 21세기 지구촌 글로벌시대에 일본의 과거 만행을 어찌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그들의 죄과는 철저한 반성 위에 용서는 하되, 절대로 그 죄과는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철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며, 그 역사를 지키는 민족만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의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며 역사는 과학이다. 우리가 경험한 역사는 긍정의 역사이건 부정의 역사이건 우리가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 역사 왜곡되거나 편향적 역사관은 금물이며 후세에게 바른 역사교육과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 길이야 말로 31정신의 숭고한 뜻이며,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가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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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전 성결대 학장·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