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젤렌스키, ‘휴전 밀당’ 푸틴에 “종전 원치 않아 지연 전략” 비판

2025-03-13 (목) 05: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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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협상 카드’ 상실 중… “쿠르스크 점령지 30%만 남아”

젤렌스키, ‘휴전 밀당’ 푸틴에 “종전 원치 않아 지연 전략” 비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휴전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 방안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전날 원칙적으로는 지지한다면서도 수정안 마련을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DPA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의 휴전안에 대한 반응이 "매우 교묘하고 예측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을 계속하고 싶다고 직접 말하기는 두렵기 때문에 사실상 휴전안을 거부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휴전을 가능한 오래 지연시키거나 아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제조건들을 내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푸틴은 직접적으로 '안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일을 지연시키고 정상적인 해결책은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종종 이런 방식을 취한다"며 이를 푸틴의 '속임수'라고도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러시아의 요구조건을 반영해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이기 싫어 조건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주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항상 말했듯 일을 지연시키는 쪽은 러시아"라며 우크라이나는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휴전에 대한 통제와 검증에 준비돼있다며, 휴전이 전쟁을 종식하고 장기적인 안보와 신뢰할 수 있는 평화에 대한 답을 준비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휴전을 눈앞에 둔 우크라이나의 속내는 복잡하다.

전쟁을 통해 점령했던 러시아 쿠르스크주(州)의 대부분을 다시 빼앗기면서 주요한 '협상카드'를 상실할 처지로 몰렸기 때문이다.

A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기습했고 한때 쿠르스크주의 1천300㎢를 차지했지만 이후 전력 열세로 점령지를 다시 내주고 있다.

AP가 복수의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를 익명으로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북한군이 투입된 이후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무기와 탄약, 병력 부족까지 겹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점령지를 다시 뺏길 수밖에 없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주 영토의 70%를 탈환했다.

푸틴 대통령이 12일 군복을 입고 쿠르스크주를 방문해 영토 수복을 지시한 것도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가스관 계측소가 있는 요충지인 수자 등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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