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빛낸 언론인’ 선정, 고 이철수 사건 등 파헤쳐

이경원(사진)
한인 최초의 주류언론 기자로 활동하며 고 이철수 사건을 파헤쳤던 이경원(사진)씨가 지난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고인은 한인 최초의 주류언론 기자로 20세기를 빛낸 500명의 언론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며 ‘대(大) 기자’의 칭호를 들은 원로 언론인이다. 1928년생인 고인은 고려대 2학년이던 1950년 미국으로 건너와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으로 학사학위를, 일리노이대에서 석사학위를 마쳤다.
학교 졸업 후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56년, 아시아계로서는 최초로 주류사회 신문인 테네시주 킹스포트 타임즈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2년후 찰스톤 가젯지로 스카우트된 후에는 빈곤과 민권 운동분야를 주로 다뤘다.
고인은 특히 1973년 새크라멘토 유니온지의 기자로 일할 당시 살인 용의자로 체포돼 사형을 기다리던 이철수씨의 무죄를 이끌어내는 등 소수민족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해 왔다.
1990년에는 본보 영문판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LA 폭동을 겪기도 했다. NBC 방송 고문 등을 거쳐 UC 데이비스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하는 등 교수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평생을 평등과 정의구현을 위해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정의증진재단이 수여하는 정의상을 받았고, 아시안 아메리칸 저널리스트 협회 최초 종신 업적상을 비롯해 많은 저널리즘상을 받은 바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이경원씨로부터 영향을 받아 미주 한인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된 ‘이경원 리더십센터(KW Lee Center·회장 김도영)가 운영되고 있다.
고인의 장례식은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을 중심으로 북가주에서 엄수될 예정이며, LA에서도 추모식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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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