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달걀이 금값이다. 코스트코(Costco)에 가 보니 항상 있던 자리에 달걀이 안 보인다. 나 모르는 사이에 달걀을 다른 곳에 배치했나 싶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솔드 아웃(sold out)이라고 한다. 판매 수량을 제한했던 적은 있었는데, 매장에 없던 것은 내 경험으로는 처음이다.
이런 품귀 현상은 가끔씩 있는 일인데, 보통은 조류독감 때문이다. 닭 농장을 하는 한인도 많은데 그 농장을 하시는 한인들의 피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달걀은 계란이라고도 부른다. 누구나 유추할 수 있듯이 계란은 한자어이다. 달걀은 순 우리말로 한 때는 계란 대신 달걀로 부르자고 한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2에서 배운 달걀의 어원을 떠올려보면, 달걀은 ‘닭의 알’에서 ‘달긔알’로, 그리고 ‘달기알’로 변하고, 다시 연음으로 줄여서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달걀’이 되었다.
달걀은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식품이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에게도 근육을 만들어주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닭 가슴살은 먹기가 뻑뻑하지만, 달걀은 삶아서도 먹고, 프라이를 해서도 먹고, 또 장조림을 해서도 먹는다. 순두부에도 날달걀 한 개를 탁 깨서 넣으면 환상적인 맛이 나온다.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의 영양을 공급하는 완전식품으로, 우리네 식탁에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훌륭한 식품이다.
달걀에 대한 추억은 많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기차를 타면, 삶은 달걀을 팔았다. 시골에서는 짚으로 엮어서 달걀을 한 줄로 꾸러미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그 달걀은 자식을 가르쳐 준 선생님께 드리는 최고의 감사표시이기도 했다.
암탉은 하루에 한 알의 달걀을 낳는다. 초등학교 때 학교 갔다 돌아오면, 닭장에 가서 그 날 낳은 달걀을 집어 오기도 했다. 그 달걀은 다음 날 도시락 바닥에 깔렸다.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달걀 프라이가 보이면,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뺏어 먹기도 해서, 엄마는 그 달걀을 도시락 밥 밑에 깔았다.
이민 1세대 한인들에게도 달걀에 대한 에피소드는 있다. 이민 1세대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 생활이 불안정했다. 아이들이 동시에 대학을 다닐 때면 목돈이 필요하다. 어디에 돈을 빌릴 수도 없다. 아끼고 아끼다, 먹는 것조차 아껴야 할 때도 있다. 지금처럼 달걀 값이 비쌀 때면, 꼭 달걀을 먹어야 하는 지, 아니면 진짜로 먹고 싶은 지 고민하면서 달걀을 집었다 놨다 반복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짠한 과거지만, 열심히 살았다는 인생의 훈장이다. 달걀이 귀하니 달걀에 대한 별 생각이 다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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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정 갤럭시 부동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