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트럼프·푸틴 통화에서 의논…크렘린궁 “협상 통해 해결해야”

2017년 만난 푸틴 대통령(우)과 트럼프 대통령(좌)[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핵 문제 관련 소통에 도움을 주는 데 동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스크바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미국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 등 관련 소통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을 직접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룸버그 통신에 "러시아는 미국과 이란이 모든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러시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많은 당사자가 선의를 보이고 다양한 문제에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인 지난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종전과 양국 관계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다.
사우디 회담에 참여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일주일 후인 지난달 25일 이란을 방문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났다.
당시 아락치 장관은 미국이 압박을 계속하는 한 자국 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직접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이 여전히 가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역시 사우디 회담에 참여했던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당시 러시아와 미국이 이란 주변 상황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국이 이란과 관련한 또 다른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와 미국의 회담이 이달 내 열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정확한 날짜가 나오지 않았다"며 아직 협의되지 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인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2기 집권을 시작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고수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는 국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군사·무역·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올해 1월 17일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한 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서명했다.
한편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희토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매장된 희토류를 포함해 미국 기업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지만 이는 제재가 해제된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희토류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지만 공동 채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