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판 나토, 반대 아니지만 회의적…관련국 처한 환경 상당히 달라”
▶ “향후 수년 내 제1열도선 따라 분쟁 가능성…대만, 韓처럼 제몫 다해야”
▶ 콜비 후보, 상원 인사청문회…”북한이 남한 점령하는 것 원치 않는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자는 4일 한미일 3국 안보협력과 관련, "지난 6~8개월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그것이 계속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콜비 후보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의원의 말에 "한미일 3자에 대해 나는 어떤 면에서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 "이론적으로 그것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회의적"이라면서 "다자 (안보) 기구를 위한 기초작업과 정치적 자본이 투입되고 있으며 역내에 무엇인가 다자적 조직화가 구축될 수 있으나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거대한 야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로 일본, 인도, 호주 등이 서로 다른 위치에 있다면서 "그들이 처한 환경도 상당히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대만 침공보다 미국에 위협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가 지난해 11월 '대만 방어에 미국의 강력한 이익이 있으나 미국은 대만이 없어도 생존할 수 있다'면서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는 말에는 "대만에 대한 제 가치는 일관된다"면서 "대만에서의 패배와 대만의 함락은 미국 이익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우려하는 것은 군사적 균형이 약화했다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래서 우리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대만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지만, 실존적(existential)인 이해관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의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어를 위해 (미국은) 미군에 집중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만과 일본도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말처럼 (대만의 방위비 수준이 국민총생산 대비) 대충 10% 정도는 되어야 하며 그들은 자국의 국방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콜비 후보자는 최근 대만 입법원에서 국방 예산이 감축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상당히 당황스럽다(disturbed)"라면서 "저는 대만과의 정책에 대한 대화 및 권고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들이 가령 한국과 비슷해지도록 유도하려고 노력해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해 "그것은 훨씬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서 "만약 동맹이 제 몫을 다하지 않는다면 미군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실현이 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TSMC의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하면서 대만 등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한 나라인데 왜 위협에 상응하는 수준의 지출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콜비 후보자는 나토 동맹에 대해서는 "매우 성공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속되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냉전 이후의 (나토) 모델은 미국의 책임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 독일의 3분의 2 크기였던 서독은 1988년 12개의 사단이 있었으나 현재 독일을 한 개의 단일 사단도 구성하지 못한다"라면서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 수준이 냉전 때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콜비 후보자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간 밀착 행보에 대해서는 서방에 대한 일종의 맞대응 연합으로 혼란을 야기한다고 평가한 뒤 "그 연합의 초석은 중국"이라면서 "중국은 가장 큰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으며 (중국의) 수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을 돕고 있다"라면서 "그래서 방위 측면에서 우리는 동맹과 협력해 우리 주변의 허점을 메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의 방위 분담과 관련, "이스라엘, 한국, 폴란드 등은 정말로 제 몫을 하고 있으나 동맹 네트워크에 있는 큰 경제의 국가들은 그들의 몫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나는 중동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며 핵무장한 이란도 원치 않는다. 나는 러시아가 유럽을 무자비하게 짓밟거나 북한이 한국을 점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면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주요 문제를 다룰 수 없다며 전략적 우선순위 설정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이 판단하는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 밖에 그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과거에 밝힌 이유를 묻는 말에는 "우리가 공격용 잠수함을 충분한 속도로 생산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수년 내에 제1열도선을 따라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면서 "공격 잠수함은 대만 방어 및 (역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실용적 옵션을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며 (호주에 잠수함 공급으로) 미군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해 콜비 후보자를 소개하면서 "정부에는 좋은 사람이 필요하며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그에 대한 인준을 호소했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문제 등으로 충돌한 것에 대해 "충격적", "미국 리더십의 실패"라면서 비판했다.
이들은 콜비 후보자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누가 일으켰느냐 등의 질문을 반복했으나 콜비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협정 외교가 진행되는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민감한 주제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청문회 말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충돌 사태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 구상에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 접근이 실제로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