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김치·주류·과자 등 지난해 16억달러 수출
▶ 대미 비중 갈수록 커져
한국 식품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 수출길이 좁아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은 K푸드의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5억9,000만달러로 전년(13억1,000만달러)보다 2억8,000만달러(21%) 늘어 수출 대상국 중 1위였다.
미국은 2023년 일본, 중국에 이은 3위였으나 1년 만에 이들 두 나라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이 한국까지 관세 전쟁을 확대하면 미국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불닭볶음면 수출 덕분에 지난해 3,000억원 넘는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양식품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해외 공장이 없는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7%까지 높아졌다. 미국을 포함한 미주는 지난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전년보다 8%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이다.
세계 최대 라면 수출기업인 농심의 경우 미국서 라면 공장을 운영하지만 한국서 수출하는 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미국발 관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불닭볶음면 외에도 빼빼로, 꼬북칩 등 인기 과자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미국 수출액이 1,3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빼빼로가 280만달러를 차지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325억원이다. 이 중 140억원을 꼬북칩으로 벌어들였다. 오리온은 미국에서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 매출이 400억원을 넘으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K푸드 대표 품목인 김치 수출도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 김치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상 종가‘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더 많다. 대상의 미국 지역 매출은 지난해 약 1,400억원 규모로 이 중 김치 매출이 가장 많다.
소주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하이트진로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23년 기준 63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롯데칠성음료의 대미 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3년간 연평균 46%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