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우크라 평화·안보, 유럽이 중심적 역할해야”
▶ 마크롱 “강력한 美개입 희망…유럽, 더 많은 것 할 준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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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 후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2025.02.2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를 러시아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가 더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전 기자들 앞에서 유럽의 평화유지군 배치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평화 유지 임무는 이러한 모든 죽음보다는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그 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이 협정을 맺는다면 그는 더 이상의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그에게 그(평화유지군) 질문을 구체적으로 했고, 그는 그 점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의 평화 유지를 위해 유럽 국가들이 파병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대로 푸틴 대통령이 평화유지군 파병을 거부하지 않는 입장이라면 우크라이나전 종전협상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본격 나서자 기존에 구상해 온 평화유지군 파병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러시아가 종전 협상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또다시 침략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에 확실한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이들 두 정상의 주장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이미 안전 보장을 제공하지 않는, 휴전에 지나지 않는 평화 협정은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며 "분쟁 종식뿐 아니라 완전히 측정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휴전,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영국이 구상하는 평화유지군은 우크라이나 분쟁 지역이 아닌 비분쟁 지역에 배치해 도시, 항구, 에너지 시설 등 주요 인프라를 러시아의 재침공으로부터 보호하는 걸 목표로 한다. 약 3만명 규모로 현재 예상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그동안 대륙 방위에 있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의식해 이날 "유럽은 안보를 위해 훨씬 더 많은 것을, 훨씬 더 강력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에 보낼 평화유지군 프로젝트에도 "많은 유럽 동료가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선 미국의 "강력한" 개입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엔 반드시 미국의 후방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직접 파병하지 않겠다면 적어도 정찰 드론이나 미군의 첨단 감시 시스템 등을 활용한 실시간 정보 공유나 감시, 보급품 지원 등에 나서달라는 게 유럽의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미국의 구체적인 지원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미국이 끝내 평화유지군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현실화하더라도 유럽이 원하는 만큼의 대러 억지력을 갖추진 못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평화유지군 배치를 반대하지 않을 경우 유럽 내 참여국이 더 늘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나 유럽의 주요국인 독일, 유럽 내 친러 성향인 헝가리 등은 평화유지군 파병이 불필요한 긴장 관계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이들 역시 입장을 바꿔 평화유지군 배치에 찬성할 경우 전 유럽 차원의 역할 분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