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 끝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집을 찾아 나설 때가 왔다. 몇 년간 온라인에서 그림처럼 보아왔던 그 집들, 마음속으로는 이미 여러 번 이사하고 꾸며보았던 그 집들을 떠올리며 기대에 부풀기도 한다. 고객의 꿈과 부동산 에이전트의 경험이 만나는 순간이 다가왔으니, 이제는 실질적으로 집을 찾아 나서는 여정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한 집 한 집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걸 금세 깨닫게 된다.
처음엔 자신만의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보곤 한다. 예를 들어 거실의 채광은 10점 만점에 8점, 주방 구조는 7점 하지만 방의 크기나 위치는 5점 등 이런 식으로 점수를 매긴다. 그런데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집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게 이 집 저 집 보다가 마침내 “이 집이다!” 싶어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보니, 때로는 에이전트가 “이 집은 조금 고민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 이유를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괜찮다고 느낀 집을 놓치는 것 같은 아쉬움도 밀려온다.
예를 들어 고객 A씨는 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학군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그런데도 학군이 좋으면서 가격대가 적정한 집을 찾으려다 보니 원하는 마당 크기나 내부 리모델링 상태는 포기해야 했다. 결국 몇 번의 타협 끝에 괜찮다고 느꼈던 집을 계약하려 했지만, 며칠 사이에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려버린 일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또 다른 고객 B씨는 직장과의 거리 때문에 매번 출퇴근 시간을 시뮬레이션하며 집을 보러 다녔다. “이 집이면 괜찮겠다!”며 결정하려던 순간, 집 내부에 숨겨진 유지보수 문제를 발견해 계약 직전에 주저하게 됐다. 이처럼 집을 고르다 보면, 한두 가지 조건을 타협해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분명한 것은 있다. “우리 집은 있습니다.” 다만 그 집을 만나기 위해서는 섣부른 선택이 아닌 어느 정도의 인내가 필요하다. 종종 고객들은 “매물이 정말 없어 보이는데, 제가 찾는 집이 있을까요?”라며 불안해한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밤마다 스마트폰을 붙들고 새로운 매물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지만 오랜 시간 기다려온 집이 결국 나타났을 때의 기쁨은 이런 모든 과정을 보상해준다.
제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내 집 마련’은 단순한 거래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삶의 새로운 시작이고, 가족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무대이다. 그렇기에 섣부른 결정은 자칫 큰 후회를 낳을 수 있다. 우리 집은 반드시 있다. 그리고 여러분이 찾고자 하는 그 집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서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마시길. 우리 집을 만나는 그날까지, 함께 천천히 걸어가 봅시다.
문의 (703)928-5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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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경호 The Schneider T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