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국 “생존자 없는 듯 시신수습”…트럼프 “막았어야”
여객기와 군용헬기가 충돌해 추락한 포토맥강에서 30일 새벽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로이터>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근처 공항에서 심야에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뒤 강물로 빠져 양측 탑승자 67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29일 오후 8시53분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여객기가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미국 육군의 블랙호크(시코르스키 H-60) 헬기와 충돌했다. 두 항공기는 근처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사고 여객기가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을 태우고 미국 중부에 있는 캔자스주 위치토시에서 워싱턴DC로 가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고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으며 고위직은 없었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는 비행 훈련을 하던 중에 여객기와 충돌했다고 군 대변인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여객기와 헬기 충돌은 관제사의 비행 조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헬기에 여객기와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가 무전으로 전달됐으나 직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고 후 현장에 300여명의 구조대원이 출동해 밤샘 구조작업을 펼쳤으나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 DC 소방 및 긴급 대응 책임자인 존 도널리 국장은 30일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시신수습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 공항에서 29일(현지시간) 추락한 소형 여객기에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피겨 코치로 활동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항공기 추락을 막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제탑은 헬기에 무엇을 봤느냐고 묻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할지 왜 말하지 않았나. 이것은 막았어야 할 나쁜 상황이다”고 썼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상공은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항공로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공항 근처에서는 항공기들이 서로 충돌할 뻔한 일이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훈련 중인 헬기와 항공기가 어이없이 충돌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제 체계 전반을 비롯한 항공기 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로버트 아이섬 아메리칸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회사)의 깊은 슬픔을 표하고 싶다”며 “이날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날”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파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은 30일 오전까지 전면 중단됐으며 이곳에 착륙할 예정인 항공기는 인근 볼티모어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백악관, 연방의회, 국방부를 비롯해 중요한 정부·군사 시설에 인접해 있으며 공항 동쪽에 포토맥강을 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