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방세동

2025-01-23 (목) 08:34:02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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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하면 합병증으로 뇌혈관 장애 유발

부정맥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부정맥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이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때도 있다.

60대 초반의 남성 T 씨는 사흘 전부터 심하게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부어오는 것을 느꼈다. 증권회사에 다니다가 6개월 전에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고 처음에는 마음이 불안해서 그런 줄 알고 안정제를 먹어보았지만 증상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병원에 오기 전날은 누워 있으면 숨이 차고 조금만 걸어도 호흡이 곤란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럼증도 느꼈다. T 씨는 과거에 고지혈증을 앓은 것 외에는 다른 질환은 없었다.

T 씨를 검진한 결과 혈압은 100/60mmHg, 맥박은 분당 135회로 매우 빨랐다. 혈중 산소 농도는 94퍼센트였다. 경부 정맥이 커져 보였고 심장 청진상 심박동이 매우 빨랐다. 또 폐 청진상 폐 기저부에 수포음이 들렸고 하지의 심한 부종이 관찰되었다. 심전도 검사상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 보였고 흉부 사진상 폐부종의 소견이 보였다. T 씨는 심방세동으로 인한 빈맥(tachycardia)으로 진단이 되었고 폐부종(pulmonary edema)으로 입원치료를 시작했다. 입원 후 정밀 혈액검사상 갑상샘항진증이 진단되었다.


심장은 2개의 작은 방인 심방과 2개의 큰 방인 심실로 이루어져 있다. 심장을 움직이게 하는 전기 자극이 시작하는 출발점은 좌측 심방인 좌심방에서 시작하는데 이 전기 자극의 전달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심박동이 매우 빠르거나 느려지는데 이를 심방세동이라고 한다.

심방세동은 미국에서는 200만 명 이상이 앓는 흔한 심장 질환이다. 나이와 정비례해서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뇌혈관 질환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심방세동의 원인은 만성 고혈압으로 인해서 심장에 오랫동안 무리를 주거나 심장 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관상동맥 질환, 심장 밸브의 이상으로 오랫동안 좌심방에 압력을 주어서 심방이 커져 있는 경우 등이며, 심장 수술 직후 일시적으로 올 수도 있고, 만성 폐질환이나 심장이 약해지는 심부전증 등에서도 올 수 있다. T 씨와 같이 갑상샘항진증도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커피의 카페인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수면 중 무호흡증도 심방세동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심방세동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뇌혈관 질환(중풍)이 생기는 원인은 심방세동 시 심장 근육이 제대로 수축을 못 할 경우 혈전이 생길 수 있는데 이 혈전이 뇌로 갈 경우는 중풍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나이가 많고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 등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의사와 상의해서 항응고제를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이영직 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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