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상승분 반납
▶ 기업 밸류에이션 ‘거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 상승분도 거의 다 날아가 버렸다. 금리에 대한 우려가 먼저 반영된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는 바람에 주식시장은 더 힘을 잃고 있다.
13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는 장 초반 5,773.31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손실을 일부 만회해 5,836.22로 마감했다. 대선일인 작년 11월 5일 종가는 5,782.76으로, 이날 장중 지수가 대선 전 수준 아래까지 내려갔던 셈이다.
대선 이후 ‘트럼프 랠리’로 불리며 크게 오른 주가가 트럼프의 취임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다시 ‘원상 복귀’ 돼버린 것이다.
상승분이 이처럼 사라진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강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를 많이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고용지표도 이런 우려를 더 심화시켰다.
작년 11월 6일 트럼프의 승리가 확정된 후 주가는 2.5% 상승했다. 선거일 이후로 봤을 때 가장 큰 상승률이다. 이후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달 6일까지 5.3% 올랐다.
블룸버그는 최근의 주가 하락 이유로 경제 전망 악화와 높아진 밸류에이션(기업 수익 대비 주가), 연준의 금리 인하 추세에 대한 불안감 등을 꼽았다. 향후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 부과와 저임금 불법 체류자 대량 추방이 경제에 미칠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주식시장이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당시와는 다르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시에는 주식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았지만 지금은 불안정한 수준이다.
S&P 500지수는 최근 2년 연속 20% 이상 올라 2022년 말 이후 50%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에만 최고치 기록 경신을 50번 이상 했다. 트럼프 첫 임기 시작 전해인 2016년 S&P 500 지수가 9.5%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지금은 금리도 1기 때보다 훨씬 높아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취임 당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47%였고, 임기 중 최고치는 3.24%였다. 지금은 4.8%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