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문의 팝송산책>
2025-01-03 (금) 11:06:50
▶ Rhythm Of The Rain (The Cascades) 빗줄기의 리듬
2024년이 저물어 가는 시간. 그리고 레인 시즌에 접어 들었다. 이렇게 비가 쭈룩 쭈룩 내릴 때 어떤이는 막걸리에 빈대떡이 생각난다 하겠고 어떤이는 창밖을 내다 보면서 혼자 고독을 즐기면서 명상에 잠기는 것을 택하기도, 또한 따뜻한 커피향을 음미하면서 빗줄기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필자는 이 때마다 혼자 Rhythm Of The Rain 을 읊조린다. 그러면 우울한 기분도 금세 언제 그랬나 하면서 좋아지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닌 곡이다. CD 음반이 귀한 시절. 필자가 해외에서 귀국할 때 친지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CD를 받은 사람들 모두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난다.
비에 관련된 팝송은 숱하게 많다. 미국인에게 ‘비가 오면 생각 나는 노래가 있다면?’ 질문한다면 Gene Kelly가 부른 Sing In The Rain, Dee Clark의 Raindrop, B.J. Thomas 의 Raindrops Keep Falling My Head, Prince의 Purple Rain 등을 언급한다. 같은 질문을 한국인에게 한다면 아마 Every Brothers의 Crying In The Rain, Jose Feliciano의 Rain,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은 Guns & Roses 의 November Rain을 말하겠고 그러나 대다수 분들은 The Cascades가 부른 Rhythm Of The Rain이 아닐까 싶다. 이 중에서도 Rhythm Of The Rain은 노래가 발표한지 6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비가 오는 날에는 한국 FM 라디오에서는 어김없이 Rhythm Of The Rain이 흘러 나온다. 그 만큼 이 노래는 우리와 함깨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들을 때마다 옛 추억의 세계로 인도한다.
“쏟아지는 빗줄기의 리듬을 들어 보세요.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말해주고 있네요. 전 공허함 속에 그냥 울고 있도록 내버려 두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있고 싶네요. 저에겐 오직 단 하나의 여자만 있었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떠났어요. 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나의 마음까지 갖고 간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요. 비여 그녀가 내 마음을 훔쳤다는 사실이 정당한 거라고 말해 주는 것 같군요. 내 마음이 어딘가로 가벼렸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도 없어요. 비여! 그녀에게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가를 전해주세요. 또한 햇님에게도 따스한 햇빛이 다시 쏟아나 그녀의 사랑이 새롭게 일어 날 수 있도록 부탁 해 주세요.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빗님이 나의 사랑이 다시 시작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쏟아지는 빗줄기의 리듬을 들어 보세요. 그건 얼마나 내가 어리석은 지를 말해 주는 것 같아요. 주룩 주룩 내리는 빗소리 하염없이 내리네 주룩 주룩 소리를 내며.”
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은 이러하다. John Claude Gummoe가 해군 복무 시 항공모함에 승선하여 태평양을 항해 하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자 혼자 갑판 위에 올라가 비를 맞으며 명상에 잠겼다. 그 때 머리 속에 멜로디가 떠올랐다. 그것이 바로 Rhythm Of The Rain이다. 제대 후 보컬 그룹 5 인조 The Cascades를 창단 후 군복무시 만든 Rhythm Of The Rain을 1962년에 레코딩하여 발표했다. 이 노래는 1963년 1월 12일 처음 빌보드 차트에서 80위로 등장하여 3월 9일에는 3위까지 진출하여 그 후 16주간 차트에 머물렸다. 아일랜드와 캐나다에서는 정상에 올랐고 영국에서는 탑5에 선정되었다. 이 곡이 진가를 인정받은 것은 1963년 빌보드 음악 잡지가 선정한 년말 최우수곡을 선정하여 발표했는데 Rhythm Of The Rain은 당당 4위를 차지하여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20세기 말 음반 관리회사 BMI 가 선정한 20세기에 라디오/TV 분야 최우수 노래를 선정한 결과 9위를 차지하여 팝 역사를 빛낸 곡으로 남게되었다.
Rhythm Of The Rain이 이토록 오랜 기간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찿아보면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단순란 코드 진행으로 누구나 한 두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게 구성되었고 여기에 정다운 멜로디,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슬로우 템포도 아닌 적당한 스피드에 경쾌함마저 지녀 슬픈 가사 내용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 마다 우리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매력의 포인트이다. 정말 빗줄기가 내릴 때 들으면 딱이다. 도입부와 노래 끝 부분에 나오는 빗소리와 천둥소리는 비오는 기분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며 지금 베이 지역은 우기 시즌이라 이 시즌에 딱 어울리는 노래이다. 슬로우 트위스트 템포로 진행하며 함께 따라 부르면 아마 기분이 훨씬 나아질 거라고 사료되어 강력히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