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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사도 반대편 착륙 합의”…착륙 허가→충돌 9분 규명 실마리

2024-12-31 (화) 1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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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박스 작업 따라 탄력 전망… “9시 1분 이후에도 일부 교신”

“관제사도 반대편 착륙 합의”…착륙 허가→충돌 9분 규명 실마리

29일(한국시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

제주항공 참사의 '최후의 9분'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사고기가 1차 착륙 허가를 받은 오전 8시 54분부터 활주로 외벽과 충돌한 9시 3분까지의 '9분'이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는 1일(이하 한국시간) 브리핑에서 2차 착륙에 대한 상황 설명을 새롭게 내놨다.


1차 착륙에 실패했던 사고기가 2차 시도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19활주로)으로 착륙했던 것은 조종사와 관제사 간 합의사항이었다고 밝힌 것이다.

국토부는 "조종사가 (1차 착륙 실패 후) 복행을 시도하면서 우측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관제사가 뭔가 비정상적인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며 "(관제사는) 그때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안내했고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상호합의돼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작년 12월 29일 사고 당일 브리핑에서는 19활주로 착륙에 대해 "조종사의 판단인지, 관제탑의 지시인지 추후 교신내용 등을 분석해 규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기가 착륙했던 지점에 대해선 "정확한 활주로 접지 지점은 현장 확인과 비행기록장치 확인 등을 통해 밝혀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활주로 2천800m를 기준으로 중간쯤이 되는 것 같다. (19)활주로는 연장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에 (2천800m가 아닌) 2천500m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고기는 당시 활주로를 한 바퀴를 채 돌지 못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고, 이를 관제탑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사고기는 1차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던 중 8시 54분께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았고 기장은 8시 59분 '메이데이'를 세 번 외치며 관제탑에 조난 상황을 알렸다.


다만 당시 기체 손상 범위는 한쪽 엔진 폭발에서부터 유압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랜딩기어 고장까지 분석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향후 조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의 블랙박스 분석 작업이 순조로울 경우 규명 작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음성기록장치(CVR)에 저장된 자료의 추출을 완료했고 오늘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다"면서 "커넥터가 분실된 비행자료기록장치(FDR)는 외관상 저장장치 내 자료 훼손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2차 착륙 직전인) 9시 1분 이후에도 일부 교신이 있었고, 조종사와 관제사가 서로 의도하는 바를 교신 시도하는 것들이 있었다"면서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사고조사를 거쳐 확인할 부분이다. 비상 주파수는 평시에 늘 작동한다"고 말했다.

당시 무안공항 관제탑에 근무하던 인원은 5년 차 남자 관제사와 3년 반 경력의 여자 관제사 2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인원은 7명으로 두세명이 한 조로 근무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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