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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결국 미국행…몬테네그로 “신병 FBI에 넘겨”

2024-12-31 (화) 09: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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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테네그로에서 체포 1년 9개월여만에 미국으로 신병 인도

▶ 韓 법무부 “美 신병 인도 확인…범죄수익 환수 위해 끝까지 노력”

권도형, 결국 미국행…몬테네그로 “신병 FBI에 넘겨”

권도형[로이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씨의 신병이 미국으로 넘겨졌다.

31일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 포베다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이날 "오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씨의 신병을 미국 사법당국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수갑을 찬 권씨가 눈이 가려진 채 경찰에 붙들려 호송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권씨가 탑승한 비행기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낮 12시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항기가 아니라는 사실 외에 미국 도착 시기와 장소 등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된 것은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지 1년 9개월여만이다.

권씨는 한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그간 현지에서 필사적으로 법적 대응했으나 결국 무위로 그쳤다.

권씨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혐의로 체포되자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치열하게 신병 확보 경쟁을 벌였다.

몬테네그로 하급심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가 미국보다 더 빨랐다는 결론을 내리고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지만 대법원은 복수의 국가가 경합하는 경우, 범죄인 인도국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라며 하급심의 결정을 무효로 했다.

지난 4월 파기 환송심에서 하급심에서 또 한 번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결정하자 대법원은 다시 9월 19일에 이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 자체를 법무부로 이관했다.

이에 권씨 측은 헌법소원까지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개월이 넘는 심리 끝에 이를 기각했다.


헌재의 기각 결정 이후 사흘 만인 지난 27일 보얀 보조비치 법무장관은 권씨에 대해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한다는 명령에 서명했다.

벼랑 끝에 몰린 권씨 측은 미국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모든 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섰으나 몬테네그로 당국은 신속하게 집행에 나서 권씨의 신병을 이날 미국으로 인도했다.

몬테네그로는 국익과 대미 관계의 관점에서 권씨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권씨가 미국에서 유죄로 인정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의 징역형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징역 100년 이상도 가능하다.

한국 법무부는 이날 "앞으로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한편, 범죄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범죄수익 역시 철저히 환수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해 한때 주목받았던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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