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마러라고서 트럼프·쿠슈너 면담
▶ 맹폭 지속에 헤즈볼라 반격으로 이스라엘 누적 전사자 47명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선물'로 레바논 휴전안을 마련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단독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휴전하기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이번 주에 트럼프와 그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전했다.
WP는 레바논 휴전안 제시가 "(네타냐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조기에 외교정책상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런 내용이 전달된 만남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3명'을 익명 취재원으로 제시했다.
더머 장관은 미국 출장 첫 행선지로 지난 1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 갔으며, 그 후에야 백악관으로 가서 현 조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레바논 휴전협상 상황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신속히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뭔가를 선물할 것이라는 이해가 있다"며 "(내년) 1월에는 레바논(휴전)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더머 장관의 공보담당자는 WP에 그가 미국 출장 기간에 광범위한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측과 트럼프 측은 언급 요청을 거절했으며 쿠슈너 측은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진행중인 전쟁들을 종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해 왔으나, 지난달 네타냐후와 통화했을 때는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상대로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라"며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더라도 방임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마러라고에서 논의된 레바논 휴전안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영향이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협상에 미국 측 특별대표로 참여한 프랭크 로웬스타인은 "네타냐후는 바이든에 충성하지 않으며 트럼프의 환심을 사는 데 전적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의 전례로 보아 "트럼프는 기회가 왔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이미 대통령인 것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10일 영상메시지에서 최근 트럼프와 3차례 얘기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두 사람이 "이스라엘에게 중요한 기회가 올 것이며 특히 평화를 진전시키는 면에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은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테러공격을 가하면서 시작됐으며 이스라엘은 이를 계기로 가자 지구를 침공해 하마스 소탕 작전을 1년 넘게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6주 전부터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해 헤즈볼라 공격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주에 취임한 이스라엘 카츠 신임 국방장관은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전쟁에 공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13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남쪽에 있는 인구밀집지역 아라문을 공습했다.
레바논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이로 인해 8명이 숨졌다.
아라문은 헤즈볼라의 전통적 근거지에 속하는 곳이 아니고 다양한 종교를 가진 주민들이 섞여 사는 혼합지역이다. 이스라엘군이 이곳을 폭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밤에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에도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가했으며, 이스라엘이 소개령을 내린 지역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이날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본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군 공보담당자는 AFP 기자에게 "헤즈볼라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병사 6명이 국경 근처에서 전투 도중 숨졌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9월 30일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래 하루 동안 가장 전사자가 많은 사례이며,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은 헤즈볼라의 반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의 누적 전사자는 47명으로 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