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루 리마·브라질 리우서 잇달아 정상회의 개최…주요국 정상 참석
▶ ‘보호무역 반대’ 입장 표명 나올까…바이든, 시진핑과 ‘작별 회담’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로이터]
세계 최대 지역 협력체로 꼽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국제사회 경제·금융 이슈를 다루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이달 중순 남미에서 잇따라 열린다.
미국 대선 직후 펼쳐지는 이번 다자 외교 판에서는 사전에 조율되는 핵심 의제와 더불어 내년부터 다시 펼쳐질 '트럼프 시대'를 앞두고 보호무역 기류 강화 가능성에 대한 주요국 공동 대응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APEC·G20 공식 홈페이지와 페루·브라질 외교부 설명자료를 보면 APEC 정상회의는 15∼16일 리마에서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최소 16개국 정상을 포함해 정부 주요 인사와 기업인, 취재진 등 1만5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페루 정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마지막 정상 회담'도 예상된다.
시 주석은 국빈 자격으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갖는 한편 중국 자본을 투입해 건설한 뒤 운영권까지 확보한 대규모 항구(창카이 항) 개항식에도 참석할 방침이다.
페루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72㎞ 떨어진 창카이항은 중국의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자금 36억달러를 받아 지어졌다. 미국에서 '중국의 군사·안보 교두보 활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한 시설이기도 하다.
공식적인 APEC 정상회의 키워드는 '권한 부여, 포용, 성장' 등이다.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 촉진을 위한 디지털화 가속, 포용적 성장을 위한 교역·투자 증진 등을 위한 구체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페루 외교부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으로 귀결된 미국 대선 이후 마련된 첫 주요 다자회의에서는 트럼프 새 정부 출범 전후 세계적인 보호무역 부활 가능성에 대해서도 화두로 삼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미 대선 직후,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리마에서 APEC 정상회의가 진행됐는데, 이때 회원국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공동선언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사실상 트럼프의 '반(反) 자유무역' 정책 기조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회의에서 2016년과 유사한 수준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년 전 APEC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관련 공감대 형성을 주도한 바 있다.
이틀 뒤인 18∼19일엔 이웃 브라질에서 G20 정상회의가 이어진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G20 회원국 주요 정상을 비롯해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가 지도자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일간 G1은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초부유층,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글로벌 부유세 부과 시스템 구축, 열대우림 아마존 보전을 위한 재정 지원, 빈곤퇴치 글로벌 동맹 등에 대해 논의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도 관세 장벽을 비롯한 자유무역 위협에 대한 각국 정상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브라질 매체는 내다봤다.
G20 회원국 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일찌감치 불참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브라질에 푸틴 대통령이 G20에 참석하면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을 집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