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슈너 백악관 직책 안 맡고 중동정책 조언할 가능성
2024년 11월 6일 새벽(현지시간) 팜비치컨벤션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 선언을 할 때 측근들과 가족과 함께 지켜보고 있는 맏딸 이방카 트럼프(왼쪽)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오른쪽).[로이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43)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43)가 모두 '열외'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해 쿠슈너가 내년 1월 20일(한국시간) 들어설 새 행정부에서 백악관 직책을 맡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가 중동 정책에 관한 조언을 담당할 가능성은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또 백악관에서 중동 정책을 맡을 안보분야 인사를 인선할 때도 쿠슈너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유대인 가정 출신인 쿠슈너는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고위 공무원들과 밀접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는 2017년 1월 시작된 트럼프 1차 임기 4년 내내 백악관에서 대통령 선임고문(senior advisor·선임보좌관)을 맡았으며, 2017년 3월부터는 백악관에 신설됐던 '미국 혁신국'(OAI) 실장도 맡았다.
그는 미국 정부가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당시 협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등 일부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랍 국가들의 수를 더 늘리려고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을 중재하는 데 성공한다면 상당한 외교 성과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는 1기 트럼프 백악관에서 대통령 고문(advisor·보좌관)직과 함께 대통령실 산하에 만들어졌던 경제 이니셔티브 및 기업가정신 담당관실(Office of Economic Initiatives and Entrepreneurship)을 이끌었으나, 2기에서는 직책을 맡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는 트럼프 1기 임기가 끝난 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거주해 왔으며, 그 후로는 행사에 트럼프의 가족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 연설 등 정치적 행보는 하지 않고 있다.
쿠슈너는 2021년에 30억 달러(약 4조2천억 원) 규모의 투자펀드인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거의 모든 투자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았으며, 특히 페르시아만 일대 국가들의 국부펀드 자금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는 어피니티 파트너스와 이 펀드가 외국 고객들로부터 받는 투자수수료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난 9월 이 회사 앞으로 공식서한을 보내 외국 정부들이 이 회사에 투자한 동기가 상업적 고려가 아니라 "외국 정부의 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즉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에게 줄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와이든 위원장은 외국 정부들이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통해 트럼프 가족에게 상당한 레버리지를 갖게 될 수 있으며,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슈너는 이런 비판이 근거가 없다며 회사가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