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19%
▶ TK서도 지지율 18%로 뚝
▶ “심리적인 저지선 무너져” 김 여사 리스크가 주요 원인
▶ 친윤계까지 우려감 확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국정운영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지면서다. 2022년 5월 10일 취임 직후 52%로 시작한 지지율이 임기 반환점을 눈앞에 둔 시점에 10%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여권 전체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을 견인한 텃밭 대구·경북(TK) 지지율까지 18%로 싸늘하게 식은데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 여론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등보다는 하락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갤럽의 국정운영 지지율 세부 지표를 보면 민심은 윤 대통령에게 상당히 부정적이다. TK에서도 지난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18%를 기록한 게 눈에 띈다. 이념별로 보수층에서도 부정 평가(57%)가 긍정 평가(33%)를 크게 앞지르고 있고, 연령대별로 60대( 66%)와 70대 이상(47%)에서도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부정과 긍정 평가가 각각 44%로 같은 비율로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 30%대 지지율이 무너지면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지역이 TK”라며 “지지율이 18%를 기록했다는 건 보수층이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 평가 이유에 대해서도 2주 연속 ‘김 여사 문제’(17%)가 1위였다. 역대 대통령 중 배우자 문제가 부정 평가의 맨 앞에 거론되는 자체가 초유의 일이다. 이번 여론조사 기간에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 관련 국제사회 공동 대응 △윤 대통령의 4대 개혁 연내 성과 발언 △여야 민생협의체 공식 출범 △신한울 원전 3, 4호기 착공식 등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이슈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여사 문제가 여론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상황에서 10%대 지지율을 찍은 사례는 찾기 힘들다. 임기 반환점을 10일 가량 앞둔 시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33%(2015년 8월 2주 차), 문재인 전 대통령은 44%(2019년 10월 5주 차)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갤럽은 “이번 조사 기간 사흘 중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민주당이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는데,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반영은 됐지만, 정확한 흐름은 추후 조사에서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감점 요인이 명백한 이유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 28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17%로 나타났다.
정체가 불분명한 정치 브로커와 연결돼 정치적 위기를 자초하는 윤 대통령 상황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친윤계 내부에서도 “심리적 지지율 방어선은 20%대”라는 얘기가 회자됐는데 너무 일찍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친윤계 인사들도 심상치 않은 반응이다. 대통령실 출신의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대통령실 해명은 잘못됐다”고 했고, 한 여권 관계자도 “이제 다른 전략을 세울 때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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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