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의 2 우려 드러내…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
▶ 공화당 지지성향 목사일수록 근심ㆍ걱정 높아
▶작년보다 헌금 수입 증가 교회 3분의 1에 불과
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개신교 목사 3분의 2가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
일주일 뒤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서 인플레이션 해소 등 경제문제가 최대 화두인 가운데 현재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리치가 현재 경제 상황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월 한 달간 개신교 목사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많은 목사가 우려를 드러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목사 중 약 3분의 2는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매우 또는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목사는 약 14%로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긍정적이라는 목사는 7%에 불과했고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목사는 약 24%였다.
지난해와 2022년 조사에서 당시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목사는 각각 50%와 52%였는데 올해 교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목사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스캇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디렉터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이자율 등 불리한 경제적 여건에 각 교회가 처한 지역적 경제 문제까지 더해져 올해 교회 운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목사가 늘었다”라고 분석했다.
교회는 교인들이 내는 헌금이 없으면 운영이 힘들어진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목사들의 우려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교회 운영이 힘들 정도로 헌금 수입이 감소한 교회는 많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목사 중 절반은 올해 헌금 수입이 당초 세운 예산과 큰 차이가 없다고 답해 많은 교회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교회를 운영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 29%의 목사는 올해 헌금 수입이 예산에 부족한 수준이라도 답해 일부 교회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헌금 수입이 예산을 초과했다는 교회는 16%였는데 이는 팬데믹 영향으로 교회 재정이 악화했던 2020년(21%)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편, 작년과 비교해 올해 헌금 수입이 증가한 교회는 약 29%, 비슷하다는 교회는 38%, 감소한 교회는 24%였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상반기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교회 3곳 중 1곳의 헌금 수입이 작년보다 늘었다”라며 “인플레이션 해소로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연말까지 헌금 수입이 늘어나는 교회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목사들이 경제적 영향과 교회 헌금 수입을 보고하는 방식에는 정치적 성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공화당 지지 목사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목사 중 현 경제 상황이 교회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각각 약 79%와 83%로 매우 높았다. 이에 비해 민주당 지지 목사 중에서는 경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이 21%,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34%로 공화당 지지 목회자보다 많았다.
헌금 수입을 평가하는 방식도 목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또는 독립정당 지지 목사 중 올해 헌금 수입이 작년보다 늘었다는 답변은 각각 41%와 30%로 공화당 지지 목사의 답변(25%)보다 많았다. 맥코넬 디렉터는 “통계적으로 볼 때, 목회자들이 교회에 대한 경제의 영향에 대한 인식은 목회자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