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대졸 학자금대출 소폭 감소… 여전히 1인당$2만9천 넘어

2024-10-28 (월) 준 최 객원 기자
크게 작게

▶ 작년 등록금 3%~4.4% 인상
▶등록금 올라 대출도 덩달아

▶ 상환 재개에 재정 부담 가중
▶대출 연체 없도록 주의해야

대졸 학자금대출 소폭 감소… 여전히 1인당$2만9천 넘어

많은 미국인이 학자금 대출 상환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무리한 대출을 피하고 대출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새 연방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로이터]

대졸 학자금대출 소폭 감소… 여전히 1인당$2만9천 넘어

대학 등록금이 오르면 덩달아 오르는 것이 바로 학자금 대출이다. 지난 20년간 대학 등록금이 약 2배 인상되면서 학자금 대출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동안 오름세였던 학자금 대출 규모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감소 폭은 미미해 여전히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높은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대졸자 평균 학자금 부채 2만 9,000달러

2023년 대학 졸업생 1인당 학자금 부채가 전년도에 비해 평균 43달러 감소했지만, 평균 금액은 여전히 2만 9,000달러를 넘었다. <도표 참고>


US뉴스앤월드리포트에 자료를 제출한 991개 대학 2023년 졸업생 1인당 평균 학자금 부채는 2만 9,374달러로 10년 전보다 약 1,714달러(약 6%) 증가했다.

지난해 사립 대학 졸업생의 평균 학자금 부채는 1인당 3만 2,062달러로 공립 대학 졸업생(2만 5,283달러)보다 약 6,800달러 많았다. 이처럼 졸업생 1인당 학자금 부채액은 증가세인 반면 학자금 대출 보유 졸업생은 감소세로 나타났다. 2009년 68%에 달했던 졸업생 학자금 대출자 비율은 지난해 약 59%로 감소했다.

‘전국대학진학네트워크’(National College Attainment Network)의 캐서린 브라운 시니어 디렉터는 “안타깝게도 등록금 급등 현상이 젊은 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위험한 결정을 내리도록 강요하고 있다”라며 “올바른 정보와 데이터를 통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금액과 미래 계획 등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작년 대학 등록금 3%~4.4% 인상

지난 20년간 공립 및 사립 대학의 등록금이 두 배나 인상된 것이 학자금 대출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전국교육협회’(NEA·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는 이 기간 각 주정부의 대학 교육에 대한 투자 및 지원 감소가 학생의 재정적 부담이 높아진 원인으로 지적했다. 1970년대의 경우 주정부 및 각 지자체가 대학 학자금 상당 부분을 지원했으나 주정부 재정 지원 삭감으로 학자금 부담이 학생과 가족에 전가됐다는 지적이다. NEA의 2022년 보고서에 의하면 32개 주정부의 공립 대학 지원 감소로, 2008년과 2020년 사이 학생 1인당 평균 보조금은 1,462달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대학 등록금 인상 폭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오름세로 대학 학자금 대출 부담은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2024~2025학년도 사립 대학 등록금은 작년 대비 평균 4.2%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 대학의 경우 주내 학생 등록금은 전년 대비 평균 4.4%, 주외 학생 등록금은 평균 3% 올랐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공립 대학 주내 학생 등록금만 약 0.4% 감소했을 뿐 공립 대학 주외 학생 등록금과 사립 대학 등록금은 전년 대비 각각 1.2%와 0.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등록금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주거비, 식사비, 교통비, 교재비 등 등록금 외 대학 생활에 필요한 기타 비용도 상승하면서 비등록금 비용 마련을 위한 대출 부담도 상당하다. 연방 정부 및 각 대학의 재정 보조가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재정 보조와 총 학자금 간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학생과 가족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순학자금 비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대출 연체 없도록 주의해야

올해 2분기 총 학자금 대출 규모는 약 1조 5,900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약 100억 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은 여전히 상당수 미국인들에게 재정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거나 경제 불황기에 더욱 악영향을 미친다.

학자금 대출 연체 기간이 270일 이상 지나면 채무 불이행 상태로 신용 기관에 보고된다. 이로 인해 크레딧 점수가 낮아지면 주택이나 차량 구입 시 높은 대출 이자율을 적용받는 등 학생의 재정 상태 악화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특히 중퇴 등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과 가족을 구제하기 위해 연방 정부는 2020년 3월 학자금 대출 상환 의무를 유예하는 ‘코로나19 지원법’(CARES Act)을 시행했다. 지원법에 의해 대출 상환 중단, 이자 면제, 채무 불이행에 따른 징수 중단 등이 시행됐다. 수차례 연장 뒤에 법안이 지난해 10월 종료돼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됐지만 연방교육국은 이후에도 임시 구제 프로그램인 ‘온램프’(On-Ramp) 프로그램을 통해 학자금 대출자의 상환을 지원하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