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점점 어려워지는 한인경제

2024-10-16 (수) 여주영 고문
크게 작게
한인들은 요즘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 매우 어렵다고 말들을 한다. 그런데 한인사회 동향을 보면 그래도 여기저기 행사들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난 5월부터 따뜻한 날씨 탓인지 여러 종목의 단체 행사가 줄을 이었고, 6월에도 뉴욕 및 뉴저지한인회 등 한인단체마다 골프행사가 줄을 이었다. 그런데 왜 어렵다는 말들을 할까. 지금의 미국 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아무래도 세계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5년 전만 해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국가마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그러나 나라별로 시행한 경기 부양책 덕분으로 경제 회복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국가마다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실업률도 많이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지난 몇 년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팬데믹 기간 동안의 과도한 재정 지출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미중 갈등 등에 의해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 무역 제재, 공급망 불안정 등을 야기하며 세계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의 가속화 등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들이 지구촌의 경제 구조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술 발전에 따른 기계화로 일부 직업이 사라지거나 변형, 혹은 새로운 직업이 창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세계 경제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각국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마련에 전력투구하는 분위기다.

2024년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보는 전망은 이전 연도에 비해 느린 성장을 경험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약 2.8%의 실질 GDP 성장률을 달성한 후 올해는 완만한 0.7%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팬데믹 이후 회복과 긴축 통화 정책의 효과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심각한 불황에서 벗어나는 낙관론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연방준비이사회(FDA)는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를 5.25%-5.5%로 유지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된다면 연준이 올해 중반까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주긴 했다.


반면, 미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는 3년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CB)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6.8포인트 하락해 98.7을 기록했다.

이런 상태에서 한인사회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경제상황은 어떠할까? 우선 장바구니 실태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물가가 올라갔다. 한인 마트에 가보면 얼마 식품을 사지 않았는데도 계산대에 가보면 생각 외로 액수가 큰 것을 보게 된다.

한 예로, 오리고기 한 팩을 살라치면 지난해만 해도 25달러 전후였는데, 반년 전에 가보니 30달러가 훌쩍 넘어 나왔다. 그리고 지금은 같은 양에 40달러 이상이다. 그것이 어디 오리고기 뿐인가. 과일도 한 박스에 보통 20달러 정도 하던 것이 지금은 거의 30달러대를 달리고 있다. 모든 물가가 다 치솟아 갈 때마다 놀라움과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곤 한다.

그럼에도 한인단체들의 분주한 움직임은 한인경제 활성화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어서 빨리 모든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주영 고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