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노인 흉기 살해범 50차례나 마구 찔렀다

2024-10-16 (수) 박요셉 기자
크게 작게

▶ 흑인 여성경비원 수사기록

▶ 변장후 아파트 침입 범행
▶살해 동기는 아직 불문명

지난 9월24일 자신이 거주하던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벅헤드 노인아파트에서 무참하게 살해된 90세 한인 노인 김준기씨 사건의 자세한 수사보고서가 공개된 가운데, 살해 용의자인 이 아파트 경비원 자넷 윌리엄스(65)가 범행 당시 김씨의 머리와 상체 등을 총 50차례 이상 칼로 마구 찔렀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구속영장에 의하면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아침 7시40분께 간병인에 의해 아파트 주방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김씨는 현장에서 의료진에 의해 사망이 선고됐다.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분석을 통해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넷 윌리엄스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중범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당일 아파트 감시카메라에 잡힌 동영상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24일 정오께 아파트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어 오후 3시15분께 어두운 색깔의 경비원 유니폼, 카고바지, 크록스 신발, 마스크, 안경, 신분증을 걸 수 있는 끈, 빨간색 식료품 가방 등을 착용한 윌리엄스가 남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5층으로 올라갔다.


경찰은 6분 후 윌리엄스가 안경과 마스크 없이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로비로 내려왔다고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그녀의 바지 다리 부분이 찢겨져 있었고, 바지는 젖은 채 진한 붉은 얼룩이 져 있었다고 경찰은 명시했다. 그녀는 왼손 등을 살펴보고 바지를 내려다 보았으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영장에 적었다.

경찰은 영장은 또 “그녀가 들고 있던 가방은 무언가를 넣은 것처럼 부풀어 있었고, 눈에 띄게 다리를 절룩이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고 적시했다.

윌리엄스는 로비 화장실을 이용한 후 경비실로 돌아왔고, 이후 가방을 들지않은채 5층에 두 번 더 다녀왔다.

경찰은 아직 윌리엄스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녀가 김씨를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윌리엄스는 이후 수사 중인 경찰에 다가와 수사관들에게 수시로 질문했으며, 증거에 대해 묻기도 했다. 경찰은 살해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김씨 소지품 중 없어진 것은 32달러가 들어있던 지갑과 브레이브스 야구 모자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보석금 책정 없이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윌리엄스는 오는 11월4일 법정에 처음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박요셉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