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 만에 150만대 이상 미 시장 점유율 사상 최대
▶ 테슬라·GM·현대차 ‘탑3’
▶구매 시 보조금 지급 인기
전기차 판매가 연방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으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생산라인의 테슬라 전기차량. [로이터]
일각의 캐즘(수요 정체) 우려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로 모션은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완전 전기차(B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5% 늘어난 169만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가 150만대를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특히 중국의 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9%나 급증한 112만대로, 8월에 기록했던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9월 전 세계 판매량에서 중국 비중이 66%나 됐다는 것이다.
북미(미국·캐나다)와 유럽의 9월 판매량은 각각 4.3% 증가한 15만대, 4.2% 늘어난 30만대였다.
로 모션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전기차 보급률이 일각의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매월 신기록을 쓸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동차 리서치업체 켈리블루북(KBB) 집계를 보면 3분기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34만6,000여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3분기 전체 차량 판매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전년 동기(7.8%)보다 늘어난 8.9%로 역시 사상 최고를 찍었다.
3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와 모델3이었으며, 테슬라의 신제품 사이버트럭도 3분기 판매량이 1만6,000대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조사 별로는 테슬라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현대차 등의 순이었다.
다만 제조사와 판매상이 소비자에게 가는 인센티브와 가격 할인 증가분을 감당하고 있으며, 3분기 인센티브는 12% 이상으로 업계 평균인 7%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후 리스 예외 규정을 활용해 보조금을 받으려 하는 사례가 늘면서 3분기 말 기준 전기차 리스 보급률은 42.7%로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IRA가 시행에 들어간 2022년 12월 당시 전기차 리스 보급률은 10% 수준이었다.
보조금과 신차 할인, 리스 확대 등의 여파로 중고 전기차 가격은 약세다. 차량 판매사이트 에드먼즈를 보면 출고 후 3년 된 중고 전기차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2만8천400달러로 지난해 초 대비 25% 낮았다. 이는 중고 내연기관차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과도 대비된다.
이 밖에 블룸버그통신은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내연기관차 강자였던 독일 업체들이 현실에 안주하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EU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시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과의 막판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관세 인상 전까지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장 이달 31일부터 고율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EU)이 최고 45%에 가까운 수입관세를 추진하고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감소했지만 중국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EU에서의 판매 증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