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용 대학지원서 ‘커먼앱’… 작은 실수 하나 수년 노력 물거품

2024-10-14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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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치게 개인적 내용 자제
▶인공 지능 사용은 최소화

▶ ‘복붙·맞춤법’ 기능 사용 주의
▶단어 수 제한 최대한 맞춰야

공용 대학지원서 ‘커먼앱’… 작은 실수 하나 수년 노력 물거품

공용 대학 지원서 ‘커먼앱’ 접수가 한창이다. 대학별 질문 의도를 잘 이해하고 실수 없이 작성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로이터]

대부분 미국 대학이 공용하는 대학 지원서 플랫폼 커먼앱 접수가 지난 8월 1일 시작됐다. 일부 학생은 이미 작성을 완료했고 마감을 앞두고 작성에 여념이 없는 학생도 많다. 대학 입시를 경험한 학생이나 학부모는 커먼앱 작성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간단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바람이 많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기대는 저버리는 것이 좋다. 대학 지원 절차가 까다로운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복잡한 절차를 성실하고 요령껏 따라야 원하는 대학 입학 가능성이 높아진다. 9학년, 또는 그 이전부터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학생이 많다. 하지만 대학 지원서 플랫폼 커먼앱 작성 요령을 잘 모르거나 실수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커먼앱 작성 요령과 피해야 할 실수를 정리했다.

■자신만의 입시 전략 개발

아이비리그 대학을 중심으로 SAT와 ACT 등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와 고등학교 성적이 대학 입학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로 믿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 두 가지 조건이 대학 입학에 필요한 조건이지만 여러 일부에 불과하다. 는 아니다.


대학은 오래전부터 시험 점수와 성적으로 대변되는 지적 능력을 포함, 감정, 의지, 동기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Holistic) 검토 방식을 입학생 선발에 적용하고 있고 최근 들어 더욱 강조하는 추세다. 대학 입학 사정관은 성적과 점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 검토 방식을 통해 학생이 캠퍼스 구조와 문화에 적합할 지를 더욱 중요하게 살펴본다.

인턴십 경력과 스포츠 성적이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도 많다. 인턴십 경력이 관심 분야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스포츠 성적이 탁월하면 스포츠팀 장학생으로 뽑히기도 한다. 하지만 단지 대학 진학을 위한 인턴십이나 스포츠 활동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학업 목표가 반영된 활동을 추구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대학 합격을 보장하는 통일된 접근 방법은 없기 때문에 학생의 강점과 학업 목표에 중점을 둔 자신만의 입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3~15개 대학 선정

지원할 대학을 선택할 때도 전략이 필요하다. 지원 대학 숫자에는 제한이 없지만 너무 적거나 너무 많지 않게 적절한 숫자의 대학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13~15개 대학을 지원 대학 리스트에 포함하면 적절하다. 리스트에는 원하는 대학을 무조건 포함하면 안 되고 합격 가능성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눠 선택해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고 만약의 경우도 대비할 수 있다.

시험 점수와 성적 등을 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이 80% 이상인 ‘합격 가능 대학’(Safety School)에는 적어도 3개 이상의 대학을 선택한다. 합격 가능성이 30%~80%로 합격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여겨지는 ‘목표 대학’(Target School)은 5~8개로 정하고 합격 가능성이 30% 미만으로 낮지만 한 번쯤 지원해 보고 싶은 ‘희망 대학’(Reach School)으로 4~6곳을 정하면 안전하다.

지원 대학 리스트는 학교 명성이나 순위를 기준으로 작성해서는 안 된다. 대신 평소 관심 있는 대학의 전공이나 프로그램, 캠퍼스 분위기 등을 철저히 조사한 뒤 합격 가능성을 따져 리스트에 포함해야 자신에 적합한 대학을 고를 수 있다. 지원 대학을 고를 때 최근 입시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입시 학생 증가로 전반적인 입학률이 낮아지는 추세로 예전 자료를 참고하면 엉뚱한 대학을 리스트에 포함하기 쉽다.


■대학별 질문 의도 정확히 파악

커먼앱 작성 지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빠트리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중요한 지침을 따르지 않고 엉뚱한 내용을 기입하면 우수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격이 떨어지는 학생처럼 비치기 쉽다. 각 에세이 주제나 질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답변해야 한다.

다음은 커먼앱을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지나치게 개인적 언급은 피하기: ‘자기소개서’(Personal Essay)는 자신의 강점과 관심사 등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로 개인적인 고백을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만의 두려움, 비밀 등을 공유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정신 건강에 대한 언급 피하기: 정신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에세이 작성 시 너무 강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신 건강이 불안정하게 여겨지는 학생은 대학에서의 독립적인 학업 능력을 의심받게 된다. 대신 대학 진학을 연기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회복한 경우라도 고교 카운슬러 및 입시 전문가들에게 에세이 내용으로 적합할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인공 지능 기술 사용 최소화하기: 교육 분야에서도 인공 지능 기술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인공 지능에 주제만 입력하면 그럴싸한 에세이 한 편이 뚝딱 만들어지지만, 대학 지원서 작성 시에는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인공 지능이 작성한 에세이는 학생의 개성과 목소리를 찾기 힘들고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이 같은 점을 쉽게 찾아낸다. 특히 인공 지능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이 보이면 인공 지능에 의한 에세이라는 신호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단어로 ‘tapestry’가 있다.

▶‘복사, 붙이기’ 기능 주의해서 사용하기: 대학별 보충 에세이 주제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에세이 내용을 복사해서 다른 대학 지원서에 ‘붙이기’ 기능을 사용해 제출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기능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에 따르면 ‘복사, 붙이기’ 기능을 부주의하게 사용해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많다. 예를 들어 A 대학 지원 에세이를 제출하면서 ‘B 대학에 입학할 것을 생각하면 매우 흥분된다’라는 내용을 수정 없이 붙여 넣은 실수가 많이 발견된다.

▶맞춤법 검사기 주의해서 사용하기: 에세이를 작성한 뒤 온라인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해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그러나 모든 맞춤법 검사기가 완벽하지 않고 문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찾아내지 못하는 맞춤법 오류도 많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3시간씩 다른 학생을 상대로 과외를 진행했다’(I was ‘tutoring’ students three hours per week.)라고 써야 하는데 ‘일주일에 3시간씩 다른 학생을 고문했다’(I was ‘torturing’ students three hours per week.)라고 된 웃지 못할 문장이 맞춤법 검사기를 통과해 에세이로 제출된 경우도 있다.

▶단어 수 제한 맞추고 최대한 활용하기: 각 에세이는 단어 수 제한을 둔다. 개인 에세이의 경우 대개 650단어 미만, 보충 에세이는 250~350단어 미만이 많다. 에세이는 제한 단어 수가 넘지 않도록 작성하고 너무 부족하지 않도록 작성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한 단어 수가 200단어인 에세이에 150단어만 사용하면 너무 부족한 에세이로 분류된다.

▶부모가 에세이 작성하거나 수정하지 않기: 부모는 에세이 작성 과정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자녀가 대학에 지원하는 주체임을 강조해야 한다. 부모의 목소리는 자녀의 목소리와 매우 다르고, 입학 사정관은 부모가 작성하거나 수정한 에세이를 즉시 찾아낸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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