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극명한 정책차…결국 당 대 당

2024-10-06 (일)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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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팀케인 대 공화 헝 카오…VA 연방 상원의원 후보 토론회 지상중계

극명한 정책차…결국 당 대 당

VA 연방 상원 후보(왼쪽부터 민주당 팀 케인, 공화당 헝 카오) 토론회가 지난 2일 노폭주립대에서 열렸다.

민주당 팀 케인(Tim Kaine) 연방 상원의원과 이에 도전하는 공화당 헝 카오(Hung Cao) 후보가 지난 2일 노폭주립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격돌했다.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를 통해 대선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정치적 단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법이민, 국경문제를 비롯해 수입품 관세, 학자금 탕감, 차별 등 1시간 가까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DEI 정책

25년 경력의 해군 베테랑인 카오 후보는 “여장 남자(drag queen)는 해군이 원하는 인재가 아니다. 우리는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남성(alpha males)과 여성(alpha females)을 원한다”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을 강조해 온 정책을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케인 의원은 “DEI를 비난하는 것은 논점을 흐리는 것(red herring)”이라고 지적하며 “전체 인구의 1%만이 군에 복무하는 상황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군의 혜택을 알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반박했다.

▲수입품 관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입품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제안에 대해 카오 후보는 “미국의 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 수출하는 다른 나라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케인 의원은 “모든 수입품 가격을 상승시키는 트럼프 관세는 결국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막대한 세금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민 정책

‘서류미비자 추방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카오 후보는 즉답 대신 “만약 당신이 불법적으로 이곳에 왔다면 기본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망쳐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베트남 난민으로 미국에 온 그는 “우리 가족은 귀화 서류를 받기 위해 7년을 기다렸다”며 “새치기는 용납되지 않는다. 마트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것처럼 법을 지키고 문화를 받아드려야만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케인 의원은 “서류미비자들에 대한 사면을 지지한 적은 없지만 대규모 추방이 진행된다면 경제를 황폐화 시킬 것”이라며 “민주당은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국경 보안법을 추진했으나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학자금 탕감


카오 후보는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학자금 탕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GI 법안을 거론했다. 그는 “학자금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군 복무를 하라”며 “학비는 물론 급여도 받는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케인 의원은 30년간 다양한 공직에 계셨는데 그 동안 뭘 했냐”고 다그쳤다.

이에 케인 의원은 “내가 주지사로 있던 시절(2006~2010년), 버지니아는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기 가장 좋은 주’이자 ‘사업하기 좋은 주’로 선정됐다”며 현 공화당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자 카오 후보는 “과거가 아닌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말했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그는 227개 법안 가운데 불과 3개만 통과시켰다”면서 “99%가 실패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케인 의원은 “기록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다”고 반박했으나 카오 후보는 “수학에 관해서는 아시안에게 덤비지 말라”며 “99%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우세

카오 후보는 도전자답게 기성 정치인을 강하게 몰아붙였으나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88대 12로 민주당 케인 의원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지금까지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상원의원은 2002년 무소속 성향의 존 워너 의원 이후 전무한 상황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 반-트럼프’ 진영으로 양분된 만큼 민주당 현역 의원을 누르고 공화당이 승리하기는 그 만큼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16% 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케인 의원은 “올해는 보다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오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면서 모처럼 치열한 선거가 예상된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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