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바이오 ESMO 총출동
▶ 한미, 차세대 표적항암제 결과 발표
▶ 루닛, 위암치료 예측 연구결과 공개
▶ 유틸렉스는 고형암치료제 소개 등
▶ “다수 기업 기술력 입증…위상 제고”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유럽종양학회(ESMO)에 국내 바이오기업이 총출동한다. ‘터줏대감’ 한미약품(128940)부터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 처음 참가하는 유틸렉스(263050)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암 치료·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최근 폐암 등에서 신약개발 성과가 속속 이어지는 가운데 K제약·바이오의 기술 역량을 입증하며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장이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ESMO 2024에서 한미약품, HLB, 루닛, 유틸렉스, 티움바이오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주요 항암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 경쟁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향후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는 주요한 기회다. 업계 관계자는 “ESMO는 글로벌 전문가들에게 연구의 신뢰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을 기회”라며 “연구 개발 역량을 널리 알리고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10여년간 ESMO 참가해 온 한미약품은 표적항암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의 임상 배경과 디자인,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ZH2와 EZH1은 혈액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하는 효소다. 여러 암종에서 과발현되기 때문에 항암제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EZH2만 선택적으로 저해하면 EZH1이 활성화돼 내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둘을 동시에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약품은 “HM97662가 EZH2 단일 억제 기전 항암제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보이면서 내성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년 연속 ESMO에 참가하는 루닛은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마커(생체지표) 분석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진행성 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진행성 위암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최근 1차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 중이지만 환자별 치료 반응이 다른 관계로 치료효과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이 요구되고 있다. 루닛은 진행성 위암 환자 585명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해 면역표현형에 따른 치료 효과 예측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한 단계 더 발전된 루닛 스코프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AI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ESMO에 처음 참석하는 유틸렉스는 고형암(간세포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307’의 임상 디자인으로 제출한 초록이 채택됐다. EU307은 간세포암에 과발현하는 GPC3 암항원을 타깃하는 CAR-T 치료제다. 에스티팜(237690)은 세계 최초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인 ‘STP1002’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티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1b상의 추가 성과를 공개한다. 임상 1b상에서 췌장암, 항문암, 폐암 환자들에게서 부분관해를 확인한 바 있다. HLB는 미국에서 신약 허가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과 관련한 9개의 연구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 기업의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라 다수 기업이 성과를 나타내는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다수 국내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지속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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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