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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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창을 열고 닫는 꾸준함이며 서향집처럼 서서히 깊어 지는 것”

2024-09-06 (금)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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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안나 시인 출판기념회, 지역 문인 등 80여명이 참석하여 축하

“시는 창을 열고 닫는 꾸준함이며 서향집처럼 서서히 깊어 지는 것”

작가의 말을 하고 있는 양안나 시인

양안나 시인의 출판기념회가 31일 오후 월넛크릭 로즈무어의Fairway Room에서 열렸다. 이날의 출판기념회는 삶과 시의 랑데뷰, 한 시인이 펼쳐낸 첫 시집의 축하연이며 어려운 삶을 시로 승화해 나간 서로의 위로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축하객 8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룬 이날 기념회는 시낭송, 축하의 말, 음악 연주 등이 이어졌으며 김경년 교수가 전한 화환을 머리에 쓴 양안나 시인은 인사말을 통해 한 평의 땅에서 3천 개의 시가 나올 수 있다며 시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이란 말로 갈채 받았다.
“시는 창을 열고 닫는 꾸준함이며 서향집처럼 서서히 깊어 지는 것”

김경년 교수(왼쪽)로 부터 화환을 전달받고 있는 양안나 시인


9년 전 버클리문학협회 회원으로 입단하면서 詩作활동을 시작한 양시인은 늦깎이 시인답지 않게 2019년 버클리문학 ‘에세이 신인상’을 받으며 단시일내에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지속적인 문학사랑의 저력을 내비치며 본보 ‘여성의 창’ 필진 등으로 활약하기도 한 양시인은 그의 표현대로 내면으로 향하는 자기 성찰의 소박함이 있었고 결코 큰 열매를 위한 야망의 여정만은 아니었다. 이날 기념회는 한국의 지인들이 보내온 축하의 말에서 엿보이듯, 시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창을 열고 창을 닫는 꾸준함이며 ‘서양집의 저녁’ 처럼 서서히 깊어 지고 성숙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서 큰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김희봉 버클리문학협회 회장, 윤무수 상수리 독서회장 등이 축하의 말을 한 이날 기념회는 글에도 성격이 있다. 글의 성격은 글쓰는 사람과 닮아 있으며 양시인의 글이야말로 소박하고 간결하며 가식이 없고 자연스러움으로 독자들을 감동시킨다고 격찬했고 김희봉 회장은 선명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가득한 양시인의 시 속에는 이민생활의 긍정적인 성찰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녹아있다고 칭송했다.

이날 1부에서 사회를 본 정은숙 시인, 정엔젤라. 김희원 김복숙 등 문학회원 10여명이 양시인의 시를 낭송했고 테너 이재우씨와 좋은 이웃 중창단 등의 축가가 이어졌다. 1부, 2부로 펼쳐진 이날 기념회에서는 1부에서 김경년 버클리대학교수가 양안나 시인에게 화관을 증정했고, 이원창 회원이 진행한 2부 순서에서는 참석자들에 대한 사은품 증정 및 가족들의 인사말, 작가의 말 등으로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끝으로 작가의 말 순서에 나선 양 시인은 ‘시는 아름다움과 기다림의 저장고’라고 말하며 자신의 시의 저장은 서향집… 바로 언덕 위의 노란 집에서 나왔으며 그 곳에서 텃받을 가꾸고 시를 쓰면서 ‘호미 놓고 기역’으로 신인상을 받았던 에피소드 등을 전하기도 했다. 양시인은 ‘열무 국수’, ‘여우가 우리 집에서 잔다’ 등 텃밭에서 나온 시가 시집의 10편이상을 메우고 있다며 앞으로 텃밭을 가꾸며 아름다운 시 쓰기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문학의 싹을 키워준 버클리문학협회 회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마친 양 시인은 2022년 한국의 계간지 '시와 정신'에 시로 등단했고, 그의 시 '열무국수'가 2023년 월간 조선의 한인 디아스포라편에 실리기도 했다. 연락처 : ann07kang@gmail.com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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