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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수 10% 늘어난다지만… 미국 경기가 변수

2024-08-27 (화) 서울경제=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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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연 ‘올 23조 결손’ 추산
▶세수 펑크에 재정 대응능력↓
▶내년엔 반도체 회복 덕 380조

▶ 법인세 올 대비 24% 늘어날듯
▶“미국 둔화, 낙관 어렵다” 분석

국세 수입 추계의 오차 문제가 떠오른 것은 2021년부터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61조 원과 53조 원이 더 걷혔다. 오차가 많이 나는 것은 문제지만 곳간지기인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일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는 56조 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며 재정 건전성 우려가 크게 불거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도 20조 원이 넘는 세수 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4년 연속 대규모 세수 오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법인세 증가에 힘입어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재정을 풀어 경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올해가 고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세수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국세 수입 예상치를 380조2,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예산안에 비해 3.5%, 조세연의 2024년도 국세 수입 예상치(367조3,000억 원)와 비교하면 10.5% 증가한다는 의미다.

이는 법인세가 올해 예상치(64조8,000억 원) 대비 24%나 늘어난 80조3,000억 원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세연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10.5%, 3.8%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권성준 조세연 세수추계팀장은 “반도체 산업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내년도 법인 세수 회복이 기대된다”며 “기업 실적 개선으로 성과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 근로소득 세수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올해다. 조세연은 올해 예상 국세수입이 세입 예산보다 23조2,000억 원 모자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인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도 각각 예산안보다 2조1,000억 원, 1조8,000억 원씩 적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세수 목표액 대비 실제로 걷힌 세수를 의미하는 진도율은 45.9%에 그쳤다. 최근 5년 평균(52.6%)에 비해 6.7%포인트 모자라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국세수입 전망치가 30조 원 수준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경우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실제 세수가 줄고 이것이 다시 재정 확장 여력을 억제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까지 보면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10조 원가량 적은 상황”이라며 “문제는 지금 각 기관들이 경제 전망 눈높이를 다 내리는 중이라 상반기보다 세수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내년도 세수 전망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성장 동력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하고 중국 경기도 고전이 예상된다”며 “최근 수출 실적이 좋기는 하지만 이 같은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대기업들이 지난해 적자를 내면서 쓰지 못한 세액공제 규모가 많다는 점도 변수다. 기업들이 흑자를 내 세금을 낼 경우 남아 있는 혜택분부터 줄여나가게 된다. 삼성전자만 해도 6월 말 현재 11조811억 원(이연법인세 자산)에 달한다. 권 팀장은 “기존 적자 기업의 이월결손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며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내수와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수 추계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재정 운용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세연에 따르면 2021~2023년의 전년 대비 국세수입 증감률은 -13.1~20.5%나 돼 10% 안팎에서 관리되던 2013~2020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매년 세수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홍성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올 때는 무조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는 식의 일시적 대응보다는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한 체계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서울경제=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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