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입학 표준시험 ACT도 대대적 개정

2024-08-26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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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봄 디지털 시험 추가
▶문항 수·시험 시간 단축

▶ 수학 오지선다→사지선다
▶시험 준비는 큰 변화 없어

대학입학 표준시험 ACT도 대대적 개정
대학입학표준시험인 SAT가 지난 3월부터 디지털 방식으로 전면 개정된 데 이어 또 다른 대학입학표준시험 ACT도 대대적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개정되는 내용에는 시험 문항 수 및 시간 단축, 과학 시험 선택 사항 변경, 종이 시험과 디지털 시험 동시 제공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개정된 ACT 시험은 내년 봄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학교에서 치러지는 시험은 1년 뒤인 2026년 봄부터 시행된다. ACT 주관 기관 측은 “학생들에게 유연성과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시험 점수 제출 앞두고 변경

한동안 대학들은 ‘고교 성적’(GPA)과 비교하기 위해 독립 척도로 ACT와 SAT 등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를 요구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시험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대학이 많았는데 최근 합격률이 아이비리그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다시 점수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른바 학점 인플레가 심화해 고교 성적만으로는 지원자의 입학 자격을 올바로 비교하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는 대학은 자체 조사를 통해 시험 점수가 고교 성적과 비교해 학생의 대학 생활 성공을 예측하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한 대학들이다. 하지만 아직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또는 무제출 정책을 유치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비영리단체 ‘전국공정공개시험센터’(National Center for Fair & Open Testing)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가을학기 입학 시즌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중 약 80%는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새롭게 바뀌는 것들

새롭게 바뀌는 ACT 시험 내용에는 시험 시간 단축, 과학 항목 선택 시험으로 변경, 디지털 시험 추가 등이 포함된다. 영어, 독해, 수학, 과학, 작문 등의 항목은 기존과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문항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시험 시간도 단축될 예정이다. ACT 주관 기관 측은 “시험 시간 단축과 과학 항목을 선택 시험을 변경하면 ACT 응시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학생들의 시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개정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문항 수 줄고 수학 오지선다 →사지선다

전체 문항 수가 기존보다 44개 줄고 수학 항목의 경우 오지선다에서 사지선다로 변경된다. 문항 수가 줄면서 전체 시험 시간도 기존 약 3시간 반에서 2시간 반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학부모에 따르면 자녀가 ACT 시험에 강점이 있지만 시험 시간이 길고 종이 시험으로 치러진다는 이유로 응시 권유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ACT 시험이 개정되면 SAT 응시 학생이 ACT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도 예상된다.

■과학 시험 선택

기존 작문 시험을 선택해서 치를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 과학 시험도 선택적으로 치를 수 있게 된다. 과학 시험이 선택 사항으로 변경되면 영어, 독해, 수학 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종합 점수’(Composite Score)가 산출되지만, 종합 점수 범위는 기존 1~36점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ACT 시험에서 과학 시험이 선택 사항을 바뀌어도 필요시 시험을 준비하고 치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과학 시험 응시는 학생의 선택 사항이지만 일부 대학은 전공에 따라 과학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때 ACT 과학 시험 점수 제출 규정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디지털’ 시험 중 선택

개정에 따라 종이 시험 외에도 디지털 시험 방식이 추가된다. SAT 시험이 종이 시험을 전면 폐지한 것과 달리 ACT는 종이 시험 방식을 유지해 응시 학생이 두 방식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디지털 방식 시험은 별도의 시험 센터를 통해 내년 4월부터 치러질 예정이고 개정된 종이 방식 시험은 5개월 뒤부터 시작된다.

한편 SAT 디지털 시험이 적응형 방식을 채택한 반면 ACT 디지털 시험은 종이 시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치러진다. 적응형 방식은 학생의 답안 결과에 따라 다음 문제 난이도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시험 준비 방법에는 큰 변화 없어

ACT 시험도 대폭 개정될 예정임에 따라 시험 준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문의도 늘고 있다. 시험 문제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기존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을 통한 자기 주도형 준비, 시험 준비 학원 등록, 개인 과외 등의 방법으로 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ACT와 ‘카플란’ 등의 교육 기관이 제공하는 유무료 모의시험과 시험 준비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시험 준비에 효과적이다. ACT 측에 따르면 개정된 방식의 모의시험과 준비 교재는 내년 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ACT와 SAT 시험을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처럼 여기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점수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시간을 두고 핵심 지식과 시험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 준비와는 별도로 종이 시험 및 디지털 시험 당일 필요한 준비물을 철저히 챙기고 시험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ACT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대학은 시험 점수보다 백분위 순위와 과목별 점수가 지원 전공에 적합한지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두 시험을 치르는 비용은 지난해 모두 올랐다. SAT 비용은 52달러에서 60달러로, ACT는 88달러에서 93달러(작문 시험 포함)로 인상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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