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잉 스타라이너, 결국 유인 시험비행 완수 실패…NASA “안전 고려”
▶ 보잉 우주사업 타격…유인캡슐 개발 지속 여부도 미지수
국제우주정거장(ISS) 도달 후 기체 결함으로 지구에 귀환하지 못한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이하 스타라이너)를 대신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이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돌아오는 데 쓰이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에 참여해 ISS에서 80일 넘게 머물러 온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부치 윌모어·수니 윌리엄스)을 지구로 데려오는 데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ASA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전체 4석 정원에 2명만 탑승해 ISS로 이동한 뒤 내년 2월에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우고 귀환할 예정이다.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오는 9월 초 우주비행사를 태우지 않고 무인으로 귀환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6월 5일 지구를 떠나 두 달 넘게 ISS에서 체류해온 두 우주비행사는 내년 2월까지 총 8개월여간 ISS에 머물게 된다. 이들은 당초 ISS에 일주일가량 체류할 예정으로 지구로 떠났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과거 NASA 역사에서 임무 중 우주비행사가 희생된 사고 사례들을 언급하며 "부치와 수니를 ISS에 남겨두고 보잉 스타라이너를 무인으로 귀환하기로 한 결정은 안전에 대한 약속의 결과"라고 말했다.
또 "우주 비행은 가장 안전할 때나 정례적일 때에도 위험하고, 시험비행은 본질적으로 안전하지도 않고 정례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잉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NASA는 이번 임무 완수 가능성에 대해 보잉 측과 "약간의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면서 이 회사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넬슨 국장은 추후 스타라이너가 다시 유인 비행을 시도할 것임을 100% 확신한다면서도 추가되는 비용을 보잉 측이 전액 부담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잉은 이번 임무 완수 실패에 따라 우주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NASA는 2014년 심우주 탐사에 전념하기 위해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은 민간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달러, 26억달러의 유인 캡슐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스페이스X가 개발한 크루 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10여차례의 우주비행 임무를 수행한 데 비해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개발이 계속 지연돼 왔다.
스타라이너는 2019년 12월 첫 무인 시험비행 때에도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ISS와 도킹하지 못하고 귀환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가 거듭된 끝에 2022년 5월 무인 비행에 성공했고, 이후 유인 시험비행을 시도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번 첫 유인 시험비행에서는 ISS에 도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후 이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보잉은 지금까지 스타라이너 개발에 약 16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