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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븐일레븐, 캐나다에 팔리나…‘빅딜’ 제안 받아

2024-08-22 (목) 서울경제=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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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유통사 “세븐일레븐 사겠다”
▶일본 언론 “최소 필요자금 46조원”

▶ 성사 땐 해외기업 최대규 모 인수
▶미 독점금지 심사 제동 가능성 커

캐나다 유통 업체 ‘알리망타시옹 쿠슈타르’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으로 유명한 일본 유통 업체 세븐&아이홀딩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일본 기업에 대한 해외 기업의 최대 규모 인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사의 매출액은 단순 합산으로 192조 원에 달해 글로벌 거대 소매 그룹의 탄생도 점쳐진다. 다만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미국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인수 성사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쿠슈타르는 최근 세븐&아이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매수 제안을 건넸다. 쿠슈타르는 지난 2년간 세븐&아이와 간헐적으로 접촉하면서 우호적인 거래 논의를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제안을 받은 세븐&아이는 내용 검토를 위해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에서는 이번 제안이 기업 가치를 적절히 평가했는지,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별위원회 가동은 지난해 일본 경제산업성이 경영권 지배를 목적으로 한 매수 제안과 관련해 도입한 ‘기업 인수 행동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는 경영 지배권을 목적으로 한 매수 제안을 이사회에 부치거나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 진지한 매수 제안에 대해서는 기업이 비공식 경로로 거절할 수 없고, 주주 이익을 신중히 고려해 공식 검토해야 한다. 외국 자본 입장에선 일본 기업에 대한 매수 제안에 긍정적인 환경이다.


이번에 매수 의사를 밝힌 쿠슈타르는 북미를 중심으로 ‘쿠슈타르’와 ‘서클K’ 등의 브랜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약 30개국에 1만 70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800억 캐나다 달러(약 78조원)로, 세븐&아이 시총 4조6000억엔(약 41조8000억원)을 웃돈다. 세계 각지에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글로벌 유통사로 성장했으며 2021년에는 프랑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카르푸에 162억 유로(약 24조 원) 규모의 매수를 제안했다가 프랑스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쿠슈타르의 이번 제안은 아시아 시장 진출 및 점포망 확대를 위한 전략 차원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세븐&아이는 전 세계 20개 국가와 지역에서 약 8만 5000개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는 미국에서 주유소 겸 편의점을 운영하는 ‘스피드웨이’를 인수했으며 2030년까지 점포망을 약 30개 국가·지역, 10만 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세븐&아이를 온전히 인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5조 엔(약 46조 원) 이상이 필요해 이번 제안이 성사되면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매수로는 최대 규모가 된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본 주식 전문 아시메트릭어드바이저의 아미르 안바르자데는 “7조 엔(약 6 4조 원) 이상이라면 경영진이 거절하기 힘들겠지만 그 아래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라이트스트림리서치의 카토 미오 애널리스트는 “현재 쿠슈타르의 대차대조표가 강력한 현금 제안을 감당할 만큼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세븐&아이가 팔고 싶어할 것 같지도 않고 매력적인 현금 제안 없이는 무언가(매각)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망과 별개로 미국의 독점 금지 심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미국 편의점 시장에서 세븐&아이의 점유율은 1위(8.5%)를 기록하고 있으며 쿠슈타르는 2위(3.8%)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코리 탈로우 애널리스트는 “쿠슈타르에 있어 점포 수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내 점유율 최대급인 2개사의 통합이기에 독점금지법(심사)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세븐&아이 이사회의 판단도 변수다. 이사회는 특별위원회의 결론을 근거로 쿠슈타르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판단한다. 이사회가 제안을 거부해도 쿠슈타르가 세븐&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경제=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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