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 ‘돈줄’에서 ‘수렁’
▶점유율 56.6% → 33%
▶ 경제부진·자국 업체 선호
▶향후 지속적 부진 전망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중국 내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로이터]
한때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돈줄’이던 중국 시장이 이제는 헤어나지도 못하는 ‘수렁’이 되고 있다.
중국 내 업체에 밀려 돈도 잘 벌지 못하는 데다, 다른 해외 시장과 달리 발만 빼면 그만인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폭스바겐이나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최근 전 세계 해외 합작투자 및 관계사들 실적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적자를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중국 합작투자 법인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비야디(BYD)에 밀렸다.
중국 내 소비자들은 해외 업체보다는 자국 내 브랜드의 전기차를 많이 소비했다.
중국에서 해외 업체들의 자동차 판매 비중은 2022년 2월 56.6%까지 올랐으나 2년여 만인 올해 7월 33%로 떨어졌다. 대신에 BYD 비중은 2022년 1월 4.5%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7월 18.1%로 올랐다
GM도 2017년에 중국에서 4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정도로 중국에서 주요한 제조업체였으나 2023년 판매량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는 2009년 파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중국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투자자들에게 털어놨다.
중국의 사업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해서 쉽게 철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어느덧 중국이 전기차 제조 및 수출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융솔루션업체 제퍼리스의 필립 후쇼아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가볍게 떠날 수는 없다. 중국에서의 사업뿐만 아니라 중국 공급업체와 소비자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중국 내 합작회사가 파산 신청을 한 후 지난 2022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1년 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저장 립모터 테크놀로지 지분 20%를 인수하며 중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요타의 중국 합작법인 수익은 올해 2분기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으며, 혼다의 지분 수익도 거의 전액 사라졌다.
리서치 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 이사는 “중국 내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바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