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7-12 (금)
크게 작게

▶ 이정훈 기자와의 커피 타임(10) 현대 클래식과 러시아 음악가들

클래식 음악은 남부 유럽 그리스에서 발생하여 이탈리아를 걸쳐 중부 유럽인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꽃을 피웠고 다시 북상하여 북부 유럽인 노르웨이와 필란드에서 잠시 머문 후 러시아에서 열매를 맺었다고 하겠다. 러시아는 차이코프스키 이후 Rachmaninov룰 위시하여 Stravinsky, Prokofiev, Borodin, Mussorgsky, Rimsky-Korsakov, Scriabin, Balakiev, Shostakovich 등 수 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했다 .

- Rachmaninov 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며 세계 5대 피아노 협주곡 중 하나라고 하는데 필자는 아무리 찾아봐도 좋은 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과연 그 위대한 점은 어디에 있는지?
▶음반을 사 모을 정도로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국 인구의 약 0.16%(10만)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라흐마니노프 자주 듣는 팬이라고해야 줄잡아 5만이다. 즉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곧바로 한국인의 정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비관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어딘가 어둡고도 우울한 낭만… 이것이 오히려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 恨의 정서를 간직한 한국인들의 실존을 자극하는 것은 아닌가싶다.

- 클래식 음악은 Bach 와 Handel 이 기초를 닦아 그 뿌리를 내리고 Mozart , Beethoven , Brahms, Tchaikovsky, Schubert 등이 화려한 꽃을 피게 했으며 그것을 완결한 자는 Shostakovich 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쇼스타코비치는 공산주의 음악가이다. 즉 라흐마니노프같은 개인적 감정보다는 인류의 보편적인 사상과 그 고뇌를 노래했다. 많은 사람들은 쇼스타코비치를 러시아의 베토벤같은 존재로 본다. 쇼스타코비치가 서구 음악을 완결했다기 보다는 스타코비치가 서구 음악의 맨 끝자락에 서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 Shostakovich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땐 무척 싫어했었다 . 음악이 짜임새 없이 어수선한 기분이 들고 서스팬스가 가득한 영화에나 삽입될 그런 부류의 음악이라 왠지 피하고 싶은 음악이라 생각했었다. 허나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보니 왠지 모르게 자꾸 듣고 싶어진다. 음악을 페퍼(고추)로 표현하자면 낭만파 음악은 Sweet Chilli 라고 한다면 Shostakovich 음억은 할라피노 향이나는 매운 고추같다. 다시 말하자면 이전 낭만파 음악들은 잘 갖춰진 전원도시의 꽃냄새를 풍기지만 Shostakovich의 음악은 시끄러운 도시의 분위기와 그 도시 외곽에 살고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고달픔과 고뇌를 잘 표현한 음악이라 느껴진다. 이기자가 바라본 Shostakovich 의 느낌은?
▶한마디로 그의 음악은 군더더기가 없다. 공산주의는 스탈린 등에 의해서 부패했지만 순혈 사회주의 음악이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라고 보면 된다.

- 사실 이 인터뷰는 4-5 회 정도 예상했는데 클래식 음악을 좀더 이해하기 쉽게 연대별로 소개해 주면 좋겠다는의견이 있어 그렇게 하다보니 벌써 10회가 되었다 . 그 동안 초기 클래식 부터 시작하여 바로크 시대, 낭만파 음악과 오페라 시대룰 거쳐 그 종착역인 현대 클래식까지 성의껏 인터뷰 해 준 이기자에게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픈 얘기가 있다면?
▶앞서도 얘기 했지만 클래식이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클래식은 개인의 아픔과 병적인 감정이 가득한 예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열치열, 클래식에는 상처가 있기때문에 오히려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음악이기도 하다. 방대한 클래식을 한꺼번에 모두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에게 어필하는 음악을 점진적으로 듣다보면 언젠가는 깊은 클래식의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끝>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