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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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 원인에서 눈을 돌려 본질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

2024-07-10 (수)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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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전세계 많은 이들이 코로나라는 유례가 없던 질병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았다. 이는 전례가 없던 새로운 질병이기에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집중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숙주, 바이러스의 전파경로 등, 바이러스 자체와 관련된 온갖 사실들을 매우 소상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사실들을 사용해 많은 의료인들이 바이러스 자체를 박멸하고 전파를 막아 이 사태를 종식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들였다.

물론, 이러한 시도들이 코로나 사태의 초기에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여 더 큰 비극을 막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바이러스를 지목하는 것은 옳았지만,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했어야 할 본질은 정작 바이러스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바이러스에만 집중하다 놓친 내 몸의 면역력


처음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한 방법에만 너무 몰두하다 보니, 집에서는 바이러스 걱정에 잠도 못 이루고 불안에 떨며, 야외에서의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모든 야외 활동을 줄이는 과정에서 평소에 하던 운동도 모두 멈추었고, 신선식품을 사러 마트에 자주 방문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보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냉동음식을 위주로 섭취하기 시작했던 것을 기억한다.
문제는 결과적으로 이렇게 늘어난 스트레스, 줄어든 운동, 부실해진 영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코로나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약해졌고, 이는 코로나 초기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던 어린아이들과 십대들이 지금은 훨씬 자주 코로나에 걸리는 것뿐만 아니라, 감기, 독감, RSV등 온갖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일년에도 수차례씩 병치레를 하게끔 되었다.

문제의 원인에만 집중하다 놓치는 문제의 본질

오랫동안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서 허리가 아파졌다면, ‘장시간 운전’은 허리통증의 원인이 맞지만 실제 허리통증의 해결책은 장시간 운전 그 자체가 아니라 운전하는 시간과 휴식하는 시간사이의 불균형에서 찾아야 한다. 만약 그가 12시간을 운전하는 동안, 매 두시간마다 10분 정도만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칭을 했다면 그의 허리가 아플 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가족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내원한 여성분은 그녀의 화병과 불면증이 단순히 화날 일이 많아져서 생긴 것이 아니라, 화가 나는 만큼 화를 풀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 본질이라는 것을 보지 못한다.

원인보다는 본질이 중요하다

그런가 하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요리를 망쳐버릴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요리를 망친 원인이 되는 소금에 집중해, 어떻게 해서든 요리에서 소금을 제거하려고 한다. 근데 이미 요리에 녹아들어간 소금을 제거하는 것을 쉬운 일도 아닐뿐더러, 사실은 문제의 본질도 아니다.
분명히 ‘짠 음식’이라는 문제의 원인은 ‘지나친 소금’이 맞지만, ‘짠 음식’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음식에 들어간 다른 재료들과 소금 사이의 불균형이다. 그리고 이 본질을 볼 수 있게 되면, 제거하기 어렵게 음식에 이미 섞여 들어간 소금을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단순히 다른 재료들을 추가해 균형만 맞춰주면 음식의 문제(지나치게 짠 맛)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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