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시 미 의무총감, 입법통한 강력 규제 촉구
▶ 어린이·청소년 사망원인 1위, 교통사고보다 많아
비벡 머시(46 사진)
미국인들의 '국가 주치의'로 불리는 미국 의무총감이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위기 상황으로 선언하며, 관련 입법을 통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비벡 머시(46 사진)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25일 발표한 권고문에서 "2020년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총기 폭력이 자동차 사고를 넘어섰다"며 "총기 폭력은 공중 보건 위기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의무총감이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위기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미 공중보건 분야 의제 설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머시 의무총감은 "의사로서 저는 무분별한 폭력 행위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잃은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목격했다"며, 정책 입안자에게 총기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강한 법적 안전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예외없는 신원 조회'(universal background check) 시스템 구축, 공격용 무기로의 총기 묘사 금지, 어린이로부터 일정 보관 거리 유지 및 잠금장치 준수 등을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예외없는 신원조회는 신원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딜러를 통해서만 총기를 구입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미국소아과학회는 홈페이지 설명자료에서 "총기를 구매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신원조회는 의무화하고 있으나, 전체 40%만이 정식 딜러를 통해 신원조회를 거쳐 팔린다"며, 총기 전시회에서의 구매나 개인 간 거래 등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머시 의무총감은 "총기 폭력은 총상을 입은 그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의료진에게까지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자동차나 살충제 등 안전 기준에 따른 규제를 받는 품목에 총기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무총감이 제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9세 이하 미국인 총기 관련 사망률은 캐나다의 5배 이상, 스웨덴의 18배, 호주의 22배 이상이었다고 WSJ은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의무총감의 '총기 폭력=공중 보건 위기' 선언은 오는 11월 대선을 5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나와 정치적 고려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