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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 매물 ‘보석’일수도…이유부터 알아봐야

2024-06-20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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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다른 집·냄새 나는 집’ 등 외면되지만

▶ 마케팅 실수·정리 상태 미흡 등에 안팔리기도

안 팔리는 매물 ‘보석’일수도…이유부터 알아봐야

안 팔리는 매물은 결함이 있을 것으로 의심받기 쉽다. 별다른 이유 없이 안 팔리는 매물도 있기 때문에 자세한 이유를 알아보는 것도 매물을 찾는 방법 중 하나다. [로이터]

안 팔리는 매물 ‘보석’일수도…이유부터 알아봐야

냄새에 민감한 바이어도 많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던 집을 내놓을 때 냄새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


뉴햄프셔주 맨체스터는 현재 미국에서 집이 가장 빨리 팔리는 지역이다. 일단 매물로 나오면 2주 안에 새 주인을 만날 정도로 이 지역 주택 시장이 매우 ‘핫’하다. 그런데 유독 한 매물은 5개월이 지나도록 바이어의 입질 한번 받지 못했다. 지역 중간 주택 가격보다 5만 달러나 낮게 나왔는데도 말이다. 주택 시장 상황이 ‘핫’한데도 이렇게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온라인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팔리지 않는 매물의 특징을 정리했다.

◇ 진짜 운이 안 따라서

이 매물의 리스팅 에이전트에 따르면 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한다. 매물 처음 시장에 처음 나온 때는 올해 1월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34만 달러에 나왔다. 낮은 가격에 내놓은 덕분에 11일 만에 바이어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부활절 주일 전후로 에스크로 마감일이 정해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바이어가 덜컥 사망하는 바람에 계약이 취소되고 셀러는 다시 매물로 내놨다. 이번에는 불과 4일 만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바이어와 계약이 맺어졌다. 에스크로 마감을 단지 이틀 앞두고 또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바이어가 금융 사기에 휘말려 모기지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됐다. 결국 계약이 또 취소되고 다시 매물로 내놨는데 두 번에 걸친 빠른 계약 성사로 자신감이 생긴 셀러는 리스팅 가격을 37만 달러로 올려서 내놨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100일 지나도록 오퍼 한 건 들어오지 않자 셀러와 리스팅 에이전트는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앞서 에스크로가 두 번이나 취소되는 바람에 바이어들이 매물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판단했고 가격을 올린 것도 원인으로 분석했다.

다행히 이번 달 세 번째 바이어와의 계약이 체결됐고 곧 에스크로 마감을 앞두고 있다. 이 사례에서처럼 나온 지 오래된 매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피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매물이 부족해 구입 경쟁이 심한 시기에는 오래된 매물이 오히려 경쟁을 피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 안 팔리는 ‘뒷배경’ 알아봐야

리얼터닷컴의 해나 존스 데이터 분석가는 “안 팔리는 매물에 관심이 있다면 에이전트에게 ‘뒷배경’(?)을 좀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좋다”라고 조언한다. 때로는 안 팔리는 매물이 숨겨진 보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집이 장기간 팔리지 않으면 셀러가 조급해져 가격 조건을 낮추는 등 바이어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집이 오랫동안 안 팔리는 가장 큰 이유는 매물 조건이나 비싼 가격 또는 두 가지 모두일 때가 흔하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매물 조건보다는 가격 때문에 안 팔리는 매물이 더 많다.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무려 8년 만에 팔린 매물도 있다. 바이어 선호 지역에 위치한 이 매물은 단독 주택으로 여러 명의 에이전트의 손을 거친 끝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 매물이 8년 동안 팔리지 못한 원인은 바로 지하실에 있었다. 지하실을 생활 공간으로 개조했는데 공사에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는 바람에 10만 달러의 벌금과 재공사 비용이 필요했다.

일단 건물 규정 위반 사항을 적절히 해결해야 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셀러가 높은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마침내 한 바이어가 모기지 대출을 해주겠다는 은행을 찾아 계약을 맺었고 이 바이어는 리스팅 가격인 200만 달러에서 무려 90만 달러를 깎아 110만 달러에 보석과 같은 매물을 낚아챘다.


◇ ‘마케팅 실수·정리 상태’ 때문에 안 팔리기도

집이 팔리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격과 매물 조건 외에도 부적절한 마케팅, 집 안 정리 상태 등으로 인해서도 바이어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한다.

◆ 사진과 다른 조건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올라온 매물 설명이 너무 과장되면 바이어들의 신뢰감을 잃기 쉽다. MLS의 사진은 그럴싸하게 나왔지만 실제 모습과 너무 동떨어진 경우 집을 보러 간 바이어가 발길을 돌리게 된다. 실제 매물의 모습을 잘 반영한 사진과 설명이 오히려 바이어들의 신뢰감을 얻어 주택 판매에 도움이 된다.

◆ ‘오지랖’ 셀러

집을 보러 온 바이어를 굳이 직접 맞이하려는 셀러도 집을 파는 데 도움이 안 된다. 집을 보러 가서 셀러와 맞닥뜨리는 것을 원하는 바이어는 적다. 대신 셀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집을 살펴보기를 원한다. 바이어가 집을 방문 전 잠시 집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 안전이 우려되면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쇼윙 진행을 요청하면 된다.

◆ 꽉 찬 집

여백의 미를 잘 살려야 빨리 팔 수 있다. 정돈이 잘 되어 있어도 집안에 물건이 너무 많이 차 있으면 답답한 느낌을 받기 쉽다. 집안 각 공간마다 적당한 여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장의 경우 너무 비어 있는 것보다 의류로 절반 정도 차 있으면 보기 좋다. 주방 카운터 탑도 너무 비어 있으면 어색하기 때문에 주방용 가전제품을 한두 개쯤 놓아두면 효과 만점이다. 책꽂이는 공간을 3등분에 책과 화분을 비치하고 나머지 3분의 1 공간은 비워둔다.

◆ ‘댕댕이’ 흔적

반려동물의 주인은 냄새에 익숙해져 있는 반면 바이어는 집안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반려동물이 있음을 알아챈다. 특히 반려동물의 사료에서도 독특한 향이 발생하는데 일부 바이어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집을 보여주는 동안 잘 밀봉해 반려동물 식기와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 둔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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