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훈 기자와의 커피 타임 (8) 낭만파 시대
-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법률가가 되기를 원했지만 바이올린의 대가 파가니니의 영향으로 음악을 택한 슈만은 우리에겐 ‘트로이멜라이’로 잘 알려졌다. 독일 음악계에 낭만파 음악을 선도한 그의 업적은?
▶슈만은 음악적 지성이기에 앞서 문학적 지성이기도 했다. 슈만만큼 지적인 측면으로 음악에 접근한 작곡가도 많지 않다. 독일 음악의 집대성이라고나할까, 음악에서 진정한 낭만주의는 슈만에서부터 시작했다. 평론가이기도했던 슈만은 슈베르트를 발굴하고 브람스도 이끌어 주었다. 슈만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시를 듣는 듯한 감동이 몰려온다. 슈만의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독일 낭만파 음악을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낭만파 음악은 클래식 음악의 모형속에서 태어나 언제나 우리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란 말을 했던 멘델스존이 남긴 발자국은?
▶멘델스존은 모차르트 못지않은 천재 작곡가였다. 흔히 모차르트의 맞은 편에 있는 작곡가로 베토벤을 꼽곤하는데 사실 멘델스존이야말로 베토벤의 맞은 편에 있는 작곡가 였다. 베토벤의 음악이 어둡다면 멘델스존의 음악은 밝고 긍정적이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한 여름밤의 꿈’, ‘행복한 항해 서곡’, ‘노래의 날개’ 등 멘델스존의 음악 만큼 해맑은 동경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작곡가도 없을 것이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란 곡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자신의 콘서트에 오프닝 곡으로 사용하여 전세계 팝 팬들에게도 잘알려졌다. 이 곡의 작곡가인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음악에 대해?
▶모차르트와 바그너의 역량을 동경한 사람이 바로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였다. 오페라에도 능하고 교향곡 등 순음악에게도 능했던 사람이 바로 독일 후기 낭만파를 이끈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였다. 따스하면서도 중후하며 강렬하고도 격정적인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낭만주의 음악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 특히 ‘알프스 교향곡’, 오페라 ‘살로메’, ‘엘렉트라’ 등을 듣고 있으면 마치 바그너의 음악을 듣는 듯한 파괴력과 지적 수준을 느껴볼 수 있다.
- 낭만파 시대의 또 하나의 거장 리스트의 업적은?
▶소위 초절기교란 리스트의 연습곡을 가르키는 말인데 일본어 번역이긴 하지만 리스트 만큼 초월적인 기교를 요구하는 피아노 곡을 많이 쓴 작곡가도 없었다. 리스트 하면 피아노, 피아노 하면 리스트를 말하지만 이는 리스트의 곡이 높은 예술성을 갖추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현대 피아노사에서 리스트를 빼고는 피아노를 논할수 없다는 뜻이기도하다. 리스트는 특히 문학에도 뛰어나 교향시 분야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교향시 ‘전주곡’, ‘마제파’ 등 현대 사회에서 웅장한 교향곡으로 널리 알려진 말러의 음악이 있기전에 바로 리스트가 있었다.
-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낭만파 시대의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이젠 화제를 옮겨 낭만파 시대의 오페라와 관련하여 질의 하겠다. 낭만파 시대의 오페라는 1810- 1920 년 사이에 번창했는데 초창기에는 Weber, Herold, Meyerbeer 등이 불을 지폈고 롯시니가 등장한 후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이 오페라 발전에 미친 영향은?
▶ 롯시니는 동시대에 있어 베토벤 보다 인기를 누린 작곡가였다. 베토벤 조차도 롯시니를 좋아하여 ‘자신의 팬들이 잠시 휴가를 떠났다’ 라는 말로 로시니의 발랄하고 희극적인 음악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최고의 음악으로 평한 작품이 바로 ‘세빌리아의 이발사’였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작품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코믹한 요소와 발랄하고 유쾌한 음악적 기지는 당시엔 좀처럼 엿볼수 없었던 오페라의 흥행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다. 아쉬운 것은 롯시니풍의 오페라는 롯시니대에서 끊기고 만 것인데 음악적인 요소는 베르디 등이 이어 받아 발전시켰지만 희가극의 부흥은 도니젯티의 ‘사랑의 묘약’ 등에서 조금 엿보이다가 사그라진다. 롯시니의 업적은 무엇보다도 당시까지 변방에 속하던 이탈리아
오페라를 유럽의 중심으로 이동시킨 놀라운 천재성에 있다 할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