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은 일년중 제일 여행하기 좋은 달이 10월이라고들 한다.
지난해 10월 여러 지인들과 함께 캐나다 동북쪽에 위치한 노바 스코셔를 다녀 왔다. 여행의 시작은 볼티모어항 에서 크루즈를 타고 출발하여 보스턴에서 일박하고 다음은 포틀랜드(Portland) 메인주를 거쳐 캐나다의 St. John시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노바 스코셔에서 일정을 마치고 계속 남하하여 볼티모어항 에서 하선하는 여정이었다.
여행이란 언제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간들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그림엽서나 달력에서 수없이 보아왔던 유명한 등대들을 직접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노바 스코셔섬은 160개의 등대가 있다. 포틀랜드 메인주에 있는 COSCO BAY 중심부에 위치한 흰색의 등대는 정말 멋지고 아름다웠다.
등대와 나란히 빨간 지붕의 대저택도 우리들의 눈길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 일행은 배를 타고 그 등대 앞을 지나왔지만 반대쪽 육지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등대 주위에 있는 것이 보였다.
다음은 노바 스코셔의 PEGGY’S COVE에 있는 온통 바위 투성이의 땅에 우뚝 외롭게 서있는 하얀색의 그 등대는 대서양을 향하여 빛을 비추는 것이었다. 캄캄한 밤 칠흙 같은 어두움속에 빛을 보내는 파수꾼이다. 그 옛날 타이타닉호가 침몰하였을 때 제일 가까운 육지가 노바 스코셔라 희생자들이 묻혀 있는 공원 묘지들을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게 되었다.
소설 ‘등대지기’는 폴란드 작가 ‘헨리코 시엔키에비치’가 1881년에 발표하였으며 190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소설이다. 등대를 지키는 외로운 노인은 고향 폴란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파나마에서 일을 하면서 조국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모국어로 씌여진 시를 음미하면서 고독을 달랜다.
이번 여행 내내 그 유명한 등대들을 보게 되면서 그 외로운 등대지기의 그리움과 고독… 그리고 주인공 노인에 대한 애환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오래전에 나의 자녀들과 함께 ‘ANNE OF GREEN GABLES’라는 소설과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의 무대가 캐나다, 노바 스코셔주,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었다.
노바 스코셔주는 캐나다의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서양과 마주하고 있고 크기는 한국땅의 반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큰 섬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 소설의 저자 ‘ L M MONTGOMERY’ 여사의 자전적인 소설이기도 하며 그녀의 고향에는 주인공 ANNE의 집이 그대로 잘 보존 되어 있다. 캐나다 문학의 명작중 하나로 꼽히며 세계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영화, 드라마, 뮤지컬로도 여러번 제작되고 소개 되었다.
캐나다에서는 이 집을 관광특구로 지정하여 잘 보존하고 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ANNE의 고향집을 방문해 보기를 갈망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애석함을 안고 돌아왔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앤은 고아 소녀로 평범한 농사꾼의 가정에 입양되어 좌충우돌 하지만 그녀의 독특한 개성과 성품은 잘 조화를 이루면서 잘 성장하여 학교 선생님이 된다. 역시 19세기초 너무나도 유명한 영국의 CHARLOTTE BRONTE(1816-1855)의 JANE AYRE와 여러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같은 여류작가이며 고아소녀를 주제로 삼았고 자전적이며 어떠한 고난과 차별과 역경에도 슬퍼 하지 않으며 주체적인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강인한 여성상을 그려 낸 것이다.
여고 시절 제인 에어를 읽고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받았는지 오늘날 까지도 그 여운이 감지되는 것 같다. 삶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극복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을 일깨워 주며 결국 삶은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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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자 엘리콧시티,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