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운항했던 보잉 747 미 공군 ‘심판의 날 항공기’ 변신
2024-05-13 (월)
한때 대한항공 승객을 실어 나른 보잉 747 여객기가 핵전쟁 시 또는 핵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공중에서 미군을 지휘통제하는 군용기로 개조될 전망이다.
10일 CNN에 따르면 미 공군의 E-4B 공중지휘통제기 교체 사업을 맡은 방산업체 시에라 네바다가 대한항공이 운영하던 보잉747 5기를 구매했다. 미 공군은 지난달 26일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센터’를 개발해 생산할 사업자로 시에라 네바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생존 가능한 공중 작전센터’는 신형 E-4B의 공식 명칭이다. 계약 규모는 130억달러이며 2036년까지 완료해야 한다.
E-4B는 미 본토의 군사시설이 핵 공격을 받아 무력화되더라도 공중에서 핵전쟁을 지휘할 통제본부 기능을 갖춰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로도 불린다.
유사시 대통령,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본부 탑승해 전 세계 미군을 지휘할 수 있는 ‘하늘의 국방부’로 통신장비를 장착하고 핵폭발의 열기와 방사선, 전자파를 견디도록 설계됐다.
미 공군에 따르면 세계에 있는 미군 기지 어딘가에서 E-4B 최소 1기가 1주일 내내 24시간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 공군이 현재 운영 중인 E-4B는 보잉 747-200 기종을 개조한 것인데 1980년대 도입돼 교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대한항공이 시에라 네바다에 매각한 기종은 더 크고 신형인 보잉 747-8로 알려졌다. 시에라 네바다가 대한항공의 중고 여객기를 구매한 이유는 보잉이 747 기종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 공군이 기존 E-4B를 교체하기 위해 민간 항공기를 새로 구매해 개조할 계획이지만 지휘통제기로서 조건을 충족하는 민항기인 보잉 747-8은 보잉이 2021년 1월 마지막 주문을 받으면서 생산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