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시안 단체 관계자, 정치인 등은 아시안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며 아시안에 대한 차별이 줄고 인식이 개선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에 대한 무관심, 무지, 차별은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최근 한 조사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아시안아메리칸재단(TAAF)과 시장조사업체 사반타 리서치가 올해 1월30일부터 3월13일까지 미국내 16세 이상 다인종 6,2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전체적으로 3명 중 1명 정도인 33% 만이 아시안에 대한 증오가 증가했다고 느꼈지만, 아시안 응답자들의 생각은 달랐는데 아시안 응답자 61%가 아시안에 대한 증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아시안 32%가 지난 12개월간 인종적 비방을 들은 적있고, 29%가 폭언 및 언어적 학대에 준하는 심한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19%는 ‘사이버 불링’을 경험했으며, 심지어 14%는 신체적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57%의 아시안은 인종 차별적인 이유들로 평소 안전하지 않거나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18%는 소셜미니어 상에서, 16%는 거주 지역에서, 15%는 직장에서, 15%는 학교에서 이러한 불편과 안전 불안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중교통에서는 이같은 비율이 28%로 높아졌다. 41%는 향후 5년내로 자신이 인종때문에 신체적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내비쳤으며, 59%는 향후 5년내로 자신이 인종 차별의 피해자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아시안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모든 인종 전체적으로 55%가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아시안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나 정책 등을 단 한가지도 말하지 못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줘도 전혀 모른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모든 인종 전체적으로 52%가 미국내 유명 아시안 이름을 하나도 대지 못했으며, 떠올리더라도 오래된 인물을 인식하는 수준이었는데 9%가 채키 챈(성룡)을 5%는 부르스 리(이소룡)를 꼽는 정도였다. 단 2%만이 인도계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TAAF의 노먼 챈CEO는 4년 연속 성룡이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쯤 미국 출생 아시안이 성룡을 대체할지 궁금하다. 그게 5년, 10년, 20년, 아니면 더 긴 시간 안에 일어나기는 할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타인종들은 아시안에 대한 정보와 인식을 실제 친구나 지인보다는, 언론(58%)이나 소셜미디어(36%)에서 가장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적으로 28%는 개인적으로 아시안과의 관계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주변 친구, 직장동료, 이웃 중 어디에도 아시안이 없다는 의미였다. 약 8명 중 1명 꼴인 13%는 미국서 아시안 대통령 또는 부통령이 나올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들은 객관적 시각에 도움이 된다. 아시안 사회는 아직 주류사회와 많은 장벽이 있고 여전히 차별 퇴치, 인식 개선, 위상 강화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투표도 하나의 노력이 될 수 있다. 지난 3월 예비선거에 대한 선거 전문 자료 업체 폴리티컬데이터(PDI)에 따르면 LA카운티 한인 등록 유권자 중 투표를 한 비율은 26%로 조사됐고 이러한 투표율은 LA카운티 평균인 29%보다 낮은 수치였다. 이러한 투표율 개선을 포함한 다방면에서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 아시안 사회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좀 더 실질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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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