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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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콜 클래식의 이정훈 기자와의 인터뷰 (5)

서양음악 하면 흔히 베토벤, 바흐, 모차르트 등을 떠올리게 된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가 역사에 등장한 것은 바흐가 사망한 직후였으며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 등이 이들의 바톤을 이어받았다. 베토벤, 모차르트 등이 동시대에 유명세를 떨친 것과는 달리 바흐, 슈베르트 등은 사후 발굴로 점차 유명하게 된 작곡가들이었다. 특히 바흐의 수난곡, 첼로 조곡,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등은 자칫 사장될뻔한 곡들이었다.

- 음악의 아버지 Bach 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서양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를 한마디로 정의 하긴 어렵다. 종교음악을 많이 썼기 때문에 신앙심에 입각하지 않고 바흐를 바로 정의 할수는 없다. 성악곡도 많이 썼고 기악곡도 많이 썼지만 특히 대위법과 평균율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다만 바흐는 음악을 신앙처럼 사랑한 작곡가였었던 만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작곡가가 바로 바흐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서양 음악의 예술적 영감은 바흐에서부터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바흐의 음악은 형식적이지만 즉흥적이고 영감에 의존된 작품도 많다. 바흐를 이해한다는 것은 바로 서양음악읊이해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 가장 위대한 작곡가 Beethoven 의 음악성을 얘기하면 ?
▶ 베토벤은 서양음악사에서 핀치 히터같은 존재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음악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 일등공신이었다. 청각장애인이었던 베토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음악 광고에 매우 효과적이었고 ‘운명 교향곡’ 과 같은 적시 홈런이 터지면서 서양음악이 유럽사회에 대중화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오늘날에도 레코드점에 가 보면 베토벤 코너는 아예 따로 있을 정도이다. 장중하고 극적인 감동으로 가득 찬 그의 음악은 진취적인 서양 정서에도 크게 부합되는 것이었고 이는 서양인들이 베토벤을 악성으로 추앙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무튼 역설적이게도 청각장애인 베토벤은 음악으로 구원을 얻었고 베토벤은 또 위대한 음악으로 화답하면서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 천재 작곡가인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논하자면?
▶ 베토벤이 악성이었다면 모차르트는 음악의 그리스도였다. 특히 차이코프스키같은 이는 모짜르트의 짧은 생애 그리고 그의 음악에 대한 천재와 헌신 등을 그리스도에 비교하기도 했는데 사실 모짜르트의 업적은 일반인들보다 음악가들이 더 추앙하고 있다. 그만큼 모짜르트의 음악은 위대했고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극한대까지 해낸 작곡하였다. 따스하고 아름다운 그의 선율을 들으면 오지의 원주민들도 춤을 춘다고한다. 바흐가 서양음악은 체계화했다면 모차르트는 그 음악을 완성한 진정한 천재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 재능이 넘치는 차이코프스키 작품의 다양성에 대해 말한다면?
▶차이코프스키는 모짜르트에게는 없는 우수, 짙은 멜라콜릭 선율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작곡가였다. 차이코프스키의 다양성이라고 한다면 교향곡 같은 분야에 있어서도 베토벤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으면서 ‘백조의 호수 ‘ ‘호두까지 인형’ 같은 발레 음악 등을 통해서도 아름다운 서정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고전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치고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차이코프스키는 북방의 모짜르트나 베토벤같은 존재라고 본다.

- 슈베르트 하면 아베마리아와 미완성 교향곡 정도가 우리에게 알려진 정도인데 그의 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 평가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기 보다는 작곡가 생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다가 사후에 알려지기 시작한 작곡가 라는 점이 맞을 것이다. 슈베르트는 직업 음악가라기 보다는 아마추어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음악은 생전에 알려지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욱 순수했고 후대 작곡가들에게도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인기분야인 교향곡이나 오페라보다는 가곡이나 실내악곡 분야에 더 많은 명곡을 남긴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적을 순 있지만 슈베르트의 예술성은 베토벤에 필적할 만큼 실내악 분야의 숨겨진 보고나 다름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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