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스라엘, 이란 영토 보복 공습… 중동 ‘일촉즉발’

202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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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 받은지 6일만에 이란내 군 기지 타격
▶ 핵 시설 피해는 없어

▶ 이란 추가 대응에 촉각 국제사회 “확전 안 돼”

이스라엘, 이란 영토 보복 공습… 중동 ‘일촉즉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한 가운데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다시 충돌하면서 국제사회에 ‘제5차 중동전’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중동의 오랜 앙숙인 양국은 이달 1일 최초로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면서 보복과 재보복을 반복하며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핵 시설이나 인명 피해가 보고되지 않은 만큼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양국 움직임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6일 만인 19일 이란 본토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공격이 이뤄진 이란 중부 이스파한에서는 이날 새벽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고 이란군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공중에서 요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3일 이뤄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과 비슷한 시간대에 유사한 방식으로 공격이 진행됐지만 이란이 300여 기에 달하는 드론과 미사일을 쏟아붓는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것과 비교하면 보복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약한 수준이다.

특히 공격이 이뤄진 이스파한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심지인 나탄즈 핵 시설을 포함해 다수의 핵 시설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 핵 시설에 대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공격 이후 피해를 입지 않은 이스파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촬영한 영상을 송출하기도 했다.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이 자국 핵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 핵 시설을 첨단무기로 공격하는 등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예고하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이스라엘의 보복을 만류하며 대이란 제재 논의에 착수하는 등 확전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라며 보복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재보복은 시간문제로 여겨져왔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전면전 우려와 함께 이스라엘의 보복 시기와 방법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다. 그에 비해 이번 공격의 규모는 ‘초라한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인지 여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들과의 관계 유지를 고려해 보복 수위를 절제하는 분위기다. 보복의 대원칙은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되 이란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고강도 제재안을 발표한 것도 이스라엘의 보복 수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제 국제사회의 관심은 다시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이란 정부의 한 관계자는 “즉각 대응 계획이 없다”며 “공격 배후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란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전면전이 불가피한 데다 이란의 대리 세력인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하마스 등까지 가세할 경우 중동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란 역시 인명이나 핵 시설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재보복에 나설 경우 원유 수출제한 등 추가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게 되는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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