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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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기자와의 커피 타임 (4) 교향곡 이야기

교향곡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했다고한다. 교향곡의 영어인 Symphony 의 뜻은 ‘소리의 조화’ 란 뜻이다. 함께 연주하여 소리의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이다. 교향곡은 그후 17 세기 바로크 시대와 18 세기를 걸치면서 그 꽃을 피었고 19 세기에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브루크너, 말러 등의 위대한 작곡가들은 후세에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다. 허나 교향곡을 들으려면 인내가 필요하다. 한 개의 작품마다 대개 40-50 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기에 마음의 여유와 집중력이 요구되는 음악이다.

- 교향곡은 클래식 음악의 꽃이고 종착역이라고 하는데 이정훈 기자가 바라본 교향곡의 정의는?
▶오페라는 돈벌이에 이용될 수 있었지만 뛰어난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부자는 될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술에서도 순수 예술이 있고 상업예술이 있듯이 교향곡이야말로 음악에서의 순수 예술을 다룬 장르이고 특히 가장 규모가 큰 악곡 형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 독자에게 추천 하고 싶은 교향곡이 있다면?
▶음악의 아버지를 ‘바흐’ 라고 본다면 교향곡의 아버지는 ‘하이든’ 이었다. 104 곡이나 되는 교향곡을 남겼는데 현대 음악에서 교향곡은 ‘하이든’ 에서 부터 파생됐다고 보면 된다. 만약 ‘하이든’ 을 좋아 한다면 그 사람은 교향곡을 들을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서양 음악은 하이든을 정점으로 바로크 음악과 낭만파 음악이라는 양대 산맥으로 갈라진다. 바로크 음악은 다소 종교적이고 낭만파 음악은 다소 철학적으로 흐른 경향이 있다. 그 중심에 하이든이 있다. 하이든의 교향곡부터 시작한다면 교향곡의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교향곡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교향곡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클래식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교향곡은 처음듣는 사람들에게 다소 음침하게 들려오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어려운 곡들보다는 널리 알려진 쉬운 곡들로부터 선곡하는 것이 좋다. 가령 신세계 교향곡 2 악장 ‘꿈속의 고향’ 이라든가 차이코프스키 작품 ‘비창’ 의 선율 혹은 하이든의 ‘시계’ 같은 쉬운 작품을 먼저 듣다가 점차 베토벤이나 말러등 복잡한 작품에 심취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 만약 무인도에서 1 년을 지내야 하는데 가지고 갈 품목이 음반 5 개만 허용된다면 어떤 교항곡을 선택하는지?
▶ 우선 베토벤의 3 번 ‘Eroica’ 를 택하고 브람스 1 번, 차이코프스키 5 번, 브르크너 8 번 그리고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 번을 갖고 갈것 같다. 선정한 이유를 찾는다면 : 1) 베토벤의 교향곡 3 번, 일명 ‘영웅’ 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전세계 지휘자들이 선정한 최고의 교향곡으로 뽑힌 바 있다. 소위 언어가 음악이 되었던 첫번째 사례라고 보면 되겠다.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향곡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브람스의 교향곡 1 번, 이 음악은 브람스가 20 년이란 세월에 걸쳐 완성한 걸작이었다. 베토벤과는 다른 교향악이었지만 따스하면서도 강렬한 선율은 소나기처럼 젖어드는 내면의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아무튼 베토벤과는 다른 방법으로 베토벤 못지 않은 감동을 주는 교향곡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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