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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구가 인종차별” 한인 입양여성 소송

2024-04-10 (수)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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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아주 귀넷 교육구 아시아계 최초 디렉터

▶ “인종·출신국·성별 차별 항의에 보복 강등 피해”

교육구 고위직으로 근무하던 입양인 출신 한인 여성이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별을 받았다며 연방법원에 차별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의 노스크로스 고교에서 커뮤니티 스쿨 디렉터로 재직 중인 제니퍼 페로씨는 지난 달 13일 귀넷 카운티 교육위원회(GCBE)와 교육구(GCSD), 상관인 에릭 시그펜 학업지원국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페로씨는 연방법원 애틀란타 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자신은 암묵적인 인종차별에 항의하다 보복을 당해 교육구 전체 커뮤니티스쿨을 총괄하는 디렉터 직에서 강등됐다고 주장하며 피고측을 상대로 손실된 임금과 베네핏 보상, 징벌적 배상 등을 요구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오리건주에서 성장한 페로씨는 지난 2008년부터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 교육위원회와 교육구 두 곳에 채용돼 일하기 시작했다.

교육구 소속으로 피치트리릿지 고교 교감으로 근무했던 페로씨는 2022년 7월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최초로 교육구 전체의 커뮤니티 스쿨 디렉터로 승진했다. 페로씨는 그러나 긍정적인 업무평가에도 불구하고 인종과 출신국, 성별에 따른 차별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2023년 3월17일 강등됐다고 주장했다.

페로씨는 소장에서 자신은 아시아계를 대표해 아시안 커뮤니티와 한국 총영사관, 아시아계 여러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애틀란타 스파 총격 사건 이후에는 교육구과 협력해 비영리단체인 아시안 학생연맹 결성을 도왔다.

소장에 따르면 상관이자 학업지원국장인 시그펜은 페로씨를 지원하지 않았으며, 5명의 부디렉터로 구성된 리더십 팀에도 그녀를 소개하지 않았다. 페로씨는 또 시그펜의 업무지시가 불분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알 테일러 부교육감, 시그펜과의 면담 과정에서 페로씨는 자신에 대한 암묵적인 편견이 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 문제를 교육구 민권 사무실에서 해결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테일러 부교육감과 시그펜은 이를 협박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면담 후 페로씨는 교육구 인사 담당 책임자로부터 그녀에 대한 불만이 접수됐다며 면담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후 페로씨는 비자발적으로 행정적 휴가를 떠나야 했고, 이는 차별에 항의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17일 결국 페로씨는 시그펜으로부터 노크로스 고교의 커뮤니티 스쿨 디렉터로 전보됐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페로씨는 새 직책이 업무 책임과 급여, 휴가, 근무시간 등에 있어서 명백한 강등이라고 주장하며 배심원 재판 요구와 함께 손해배상 및 징벌적 배상 등의 판결을 내려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그녀는 연방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에도 귀넷 카운티 교육위원회와 교육구, 상관인 시그펜이 차별과 보복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클레임을 제기했고, EEOC로부터 소송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놓은 상태라 소송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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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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