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형무 칼럼] 젊은이들의 환경권

2024-04-04 (목) 최형무/변호사
작게 크게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이 여러 캠페인과 법적 소송을 통해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은 현재 정치와 사회를 이끌고 있는 기성 세대가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에 따른 정책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온 세대들이 경제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해서 이루어 낸 것이 많지만, 지구 자원이 무한히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으로 유한한 지구에 큰 부담을 주게 된 것이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 오랫동안 더 심각하게 겪어야 하는 사람들은 젊은 연령층의 사람들과 그들의 자손들이다.


몬태나 법원은 지난해 헬드 대 몬태나 (Held v. Montana) 사건 판결에서 젊은이들이 건강한 환경을 가질 헌법상의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5세부터 22세에 이르는 16명이 제기한 이 소송은 미국에서 이 분야 처음의 기념비적 판결이다.

이 소송을 제기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몬테나의 공화당 주의원들이 주 정부가 새 광산 프로젝트를 심사할 때 기후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21세인 스웨덴의 그레타 선버그 씨는 15살이 됐을 때 학교를 보이코트하고 스웨덴 의사당에서 시위를 벌이며 기후 변화 경감을 위한 즉각적인 정책을 실시하라고 요구해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선버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지금 불이 난 것처럼 위기에 처해 있는데 교실에서 수업만 받고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있는 이산화탄소 등 그린하우스 개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이고, 그 다음이 미국으로 석탄, 오일, 개스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야기되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양의 13.5%를 배출한다고 한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지난해 국민 투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생물 다양성을 가진 지역중의 한 곳인 야수니 국립공원에서 오일 시추를 금지하는 조치를 59% 지지로 통과시켰다. 지난 10년간 이를 위해 캠페인을 벌여온 젊은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을 유권자들이 받아들이고 동의한 것이다.

금년초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6세부터 14세에 이르는 3,000명을 상대로 어떤 말을 ‘올해의 단어’로 뽑을 것인가를 조사했는데, ‘기후 변화’가 1위로 선정됐다. (2위는 ‘전쟁’, 3위는 찰스국왕 ‘대관식’이었다.)

조사 대상 어린이들은 ‘기후 변화’라는 말이 주는 느낌에 대해 “슬프다”, “무섭다”, “걱정된다” 라는 답을 주로 내 놓았다. 문제는 이 어린이들이 느끼는 것이 달래고 위로해 주는 것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실제로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재앙을 막으려면,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의 온도가 섭씨 1.5도 이상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한다. 1880 년에 비해 지구 온도는 지금 섭씨 1 도 상승했다고 한다.

2015년에 196 국이 합의해서 체결된 파리 협정의 목표는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1.5 도 이상 상승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2030년까지 그린하우스 개스 방출양을 45%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방출양 제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각 나라에서 한 약속과 목표로는 낙관적이지 않다.

민간 기업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과학 기술을 통한 이산화탄소 제거 엔지니어링에 착수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잡아내 지하에 매설하거나 분리시키는 공장이 아이슬란드와 텍사스에서 건설되고 있으며, 고체화된 이산화탄소를 기존 자재보다 더 강건한 건축자재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프린스턴대에서는 더운 계절에 빌딩의 열을 지하 파이프를 통해 지하에 저장했다가 겨울에는 이 열을 다시 뽑아 올려 난방으로 사용하는 지하 교환 시스템 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최형무/변호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