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무·쉬인의 ‘침공’ 탓?”
▶면세수입 1년새 53% 급증
▶ 면세한도 악용 사업 확장
▶불법 정보수집 집단소송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와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저가 공세로 미국과 한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중국 쇼핑앱 ‘테무’(Temu)와 패스트패션 앱 ‘쉬인’(Shein) 등이 저가를 앞세워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미국의 면세 물품 수입 규모가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53%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 갤러거 연방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공화·위스콘신)은 관세국경보호국(CBP)의 통계를 인용해 최근 밝혔다. CBP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에 모두 10억5,000만개의 물품이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 제도에 따라 면세로 미국에 반입됐다. 이는 2022회계연도보다 53%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최소 기준 면제에 따른 면세로 반입된 물품도 4억8,500만개가 넘은 상태다. 미국은 물품 가액이 800달러가 넘지 않을 경우 개인의 해외 구매 배송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애초 면세 한도는 200달러였으나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2016년 800달러로 상향됐다.
미국 소비자의 해외 온라인 면세 물품 배송이 늘면서 관련 거래의 94% 이상이 이같은 ‘최소 기준 면제’ 제도를 통해 미국에 반입되고 있다고 갤러거 의원은 전했다. 그는 또 불법 마약 및 농산물, 위조 제품 등의 90%도 면세 제도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거 의원은 “쉬인이나 테무와 같은 기업들은 면세 및 최소 물품 조사가 이뤄지는 면세 한도 규정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왔다”라면서 “면세 규정 악용은 미국 일자리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하고 위구르족을 강제노동시키는 중국 기업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기준 앱 월간 사용자 수가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130% 급증한 것이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쿠팡(3,010만명)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안착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C-커머스의 공습’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그러나 이들 중국상거래 업체들은 개인정보 유출, 짝퉁 제품, 낮은 품질 또는 인체나 환경에 해로운 제품들을 대거 판매하면서 한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테무와 알리에 대한 고강도 조사와 제재안 마련에 착수했다. 불법 개인정보 수집과 값싼 의류 및 제품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에 대한 환경오염 우려가 큰 상황으로 판단하고 규제와 소송 등으로 견제하겠다는 계획이다.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매사추세츠와 캘리포니아·뉴욕 등의 소비자 12명은 테무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테무가 스마트폰 보안 시스템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메시지를 추적하는 등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소비자들은 테무가 이용자의 동의를 받은 것 이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