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수입원 대폭 감소 불가피
▶떠나는 한인 에이전트 속출
▶ 6% 대신 정액제·시급제 대안
▶협회, 긴급 화상 회의 개최
6% 중개 수수료 관행의 전면적인 개편으로 에이전트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도퇴율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중개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면서 업계를 떠나는 에이전트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LA에서 활동하는 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의 말에서 업계의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업계가 수십 년간 지속해 온 중개 수수료 관행을 바꾸는 데 합의하면서부터다. 주택 매매시 통상적으로 6%의 중개 수수료를 주택 판매자가 부담했던 관행이 송두리째 바뀌는 변화가 불가피해지자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 사이에선 앞날을 놓고 불안과 혼돈이 공존하고 있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불투명해진 미래를 걱정하게 된 것은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이 셀러의 중개 수수료로 부당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에서 4억1,800만달러의 합의금과 함께 6%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본보 3월18일 경제섹션>가 전해지면서다.
그간 주택 부동산 업계에선 통상2~3%에 달하는 구매자 측 에이전트의 중개 수수료를 셀러가 미리 정해 대신 부담하는 관행이 수십 년 째 유지돼 왔다. 이렇다 보니 주택 판매자는 5~6%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를 모두 지급하는 소위 ‘독박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소송 합의가 연방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오는 7월부터 주택 판매자의 6% 중개 수수료 부담 관행은 사라지게 된다.
현행 중개 수수료 부과 관행의 변화는 주류 업계는 물론 한인 부동산 업계에겐 충격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향후 중개 수수료 부과 방식이 어떤 모습일 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그 충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새로 규정될 중개 수수료는 주택 판매자가 자신의 에이전트와 협상해 수수료율을 정할 수 있게 된다. 주택 구매자의 에이전트 수수료 지급을 거절할 수도 있다. 중개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주택 판매자가 에이전트와 협상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주택 구매자도 자신의 에이전트와 중개 수수료 지급 여부를 놓고 협상을 해야 한다.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정액제나 시간당으로 계산하는 시급제가 등장할 수도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는 메뉴형 중개 수수료 산출 방식도 도입 가능하다.
한 한인 에이전트는 “7월부터 전통적인 현행 중개 수수료 방식과 새로 태동하는 부과 방식이 공존하는 과도기가 1~2년 지속될 것”이라며 “과도기 동안 부동산 업계에 혼돈과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인 부동산 업계가 위기감을 느끼는 데는 주 수입원인 중개 수수료 감소에 있다. 주택 구매자를 대행하는 에이전트의 수입 감소 폭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잡기 위한 에이전트 사이의 고객 유치전까지도 예전에 비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수입 감소와 함께 경쟁에서 밀려나 도태되는 에이전트들이 속출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에이전트는 “전통적인 수수료 방식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는 아직 단언하기 이르지만 에이전트가 감소할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며 “업계에 입문한 지 1~2년된 신참 에이전트부터 2~3년 동안 업계 이탈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인 부동산 업계는 향후 중개 수수료 변화와 관련해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회장 마크 홍)는 중개 수수료 변경에 따른 파장을 고려해 온라인 화상 회의를 긴급하게 준비해 개최한다. 마크 홍 회장은 “이번 NAR의 사전 합의 여파로 인해 한인 부동산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판단해 20일 ‘줌 오픈 포럼’을 열기로 결정했다”며 “회원들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의견을 취합해서 향후 협회의 대안 마련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남상욱 기자>